[기쁨의 천마일] 박문수의 인생 2막 프롤로그, 멋진 대한의 청춘을 만나 기뻤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한 대학생이 제대 후 여행이나 실컷 하자는 마음으로 아프리카로 떠난다. 단돈 백만원으로 1년만 아프리카에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첫 여행지 우간다 땅을 밟는다. 포부만 엄청나지 딱히 준비한 것도 없이 시작한 여행이었다. 어떻게 되었냐고? 이 청년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3년 4개월을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내며 온갖 나라를 돌아다녔고, 결국 한국 대학을 자퇴하고 남아공 대학에 입학한다. 전공도 화학에서 정치학으로 바꾼다.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아프리카 학생회(USAC)1’라는 NGO를 만들어 활동한다. 1981년생 박문수, 한국인 최초의 아프리카 정치학 유학생이자  최초의 아프리카 내 한국 NGO 설립자로 누구보다 뜨거운 청춘을 살고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청년이다. 

 
저자의 소개를 보고 너무 강렬하게 끌린 나머지 덮어놓고 책을 선택했다. 제대로 어떤 책인지 살펴보지도 않고, 저자의 생각이나 아프리카 학생회 활동 등 몇줄 저자 소개 이상에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이 책 한권으로 다 알고 싶었고 그런 내용일 것이라 지레 기대하였다. 그러나 웬걸, 이 책엔 아프리카 학생회로 활동하는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서문에 자신은 아직 아프리카에 있다는 얘기, 그리고 마지막에 남아공의 프레토리아대에 입학했다는 얘기만 나올 뿐이다. 그렇다, <기쁨의 천마일>은 처음 아프리카 땅을 밟고 정식 유학절차를 밟기 전까지 아프리카의 온갖 나라를 돌아다닌 배낭여행기로 그의 아프리카 거주기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에 배낭나라한 국가가 다 언급이 된건지 이 책에 나오는 여행기가 1년 정도의 분량인건지는 책을 읽으면서 알기 힘들다. 그저 많이 돌아다녔고, 백만원 여행은 성공했구나라는 짐작만 할 뿐이다.

책 맨 앞에 두장 정도의 올컬러 사진이 실려 있다. 배낭여행 시절 찍은 사진들을 열몇장 정도 골라 실은 것인데 십자가에 잠시 흠칫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저자의 배낭여행이 단순히 우발적이고 자유로운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때부터 아프리카에서 NGO 활동을 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이었고, 아프리카 내 굿네이버스 지사나 선교사들의 도움을 중심으로 배낭여행을 해나간다(NGO노하우 전수나, 활동 참여, 숙박 등 생활문제 해결 등). 또 이 책에 보면 어느 아프리카 국가는 NGO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며 체류를 제한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아 또 기독교야하는 생각과 함께 무엇이 그들을 저개발국으로 이끄는지, 이 청년의 아프리카행과 꿈은 선교와 인도 중 무엇이 더 강한지,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는 무엇인지, 아프리카에 국제NGO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 복잡다단한 마음으로 독서에 임했다. 물론 이 책을 선택한 이유였던 여행담 즐기기에도 열중하면서.

 
하지만 300쪽이 채 되지 않은 포켓북 크기의 <기쁨의 천마일>이 이런 수많은 궁금증을 해결해주기엔 역시 역부족이다. 책을 통해 참 훌륭한 청춘을 만났어하는 뿌듯함을 느낀 정도였다. 당연한 일이다. 이 책만 해도 아프리카 7개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이야기를 담았는데 각국당 몇가지 인상적인 에피소드만 언급해도 분량이 금방 채워지니 자세한 여행 경로나 정보도 역부족이고 저자에 대해 심도 깊게 알기도 어렵다. 그저 후속작이 얼른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기쁨의 천마일>이 출간된지 5년이 지난 현재 저자의 다른 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 책은 USAC 홍보와 기금마련 및 활동가 모집을 위해 쓰여졌다. 하지만 이 책에 언급된 사이트는 없어져 있으며 아프리카학생회에 대한 정보는 2009년 활동 이후로 찾을 수가 없는 상태이다. 그리하여 책을 읽고 저자에 대해 알고 싶은 타는 목마름은 오히려 더해지고 말았다.

기쁨의천마일, 박문수, 아프리카학생회, USAC, NGO, 아프리카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