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미래를 보는데 있어서 점은 많은 방향을 제시해 왔다. 그 옛 이야기는 불안한 사회적 상황과 고뇌와 더불어 현대인들에게 최근들어 다시 각광을 받는듯 싶다. 여러가지 점치는 방법 중에 하나인 타로카드는 신비스러운 이미지와, 덱(카드)만 있으면 쉽게 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점을 미신적인 이야기로 치부하기 쉬우나 이는 점을 잘못알고 말하는 것이 틀림없다. 물론 분명 미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점술가도 있다. 허나 이들은 점의 속성을 잘못파악하고 있거나 말그대로 신내림을 받아서 초월적인 힘을 발휘한다거나 둘 중 하나일테다. (후자는 필자가 체험해본적이 없으므로 뭐라 논박할 여지가 없다.) 본디 점은 고대에 일어난 일들을 점과함께 동시에 기록하여 일종의 사건에 대한 확률을 정리한 것과 같다.

고로 수학적인 통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확률로 나타낼 수 없는 것들은 점을 치면 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사람의 의지에 관련되어 있거나 이미 정해진 일들에 대해서 회피하기 위해 점을 치면 그릇된 결과만 나올 뿐이다. 물론 이렇게 행하면 일시적인 마음의 위안을 얻거나 자괴감을 얻겠지만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은 없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것을 대비하거나, 반성하기 위한 목적을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아쉬운 부분이 있음이 틀림없다. 점의 속성을 기록하긴 했으나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신비주의적인 이미지로 이끌어 가려는 방향이 있다. 필자와 필자의 지인들은 점에 대해서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주관적인 혹평이라고 반박하는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초보자를 위하는 책을 표방하면서 점을 치는 행위에 대해서 너무 간략한 서술은 초보자들에게 오해와 점 만능주의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덱을 선택함에 있어서 유니버셜 웨이트 기준으로 설명했다고 하였다. 초보자들은 덱의 종류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타로카드는 덱에 따라 적어도 수십가지의 종류가 있다. 물론 대표적인 것이 유니버셜 웨이트 계열이지만 덱에 있어서 각각의 차이점과, 그리고 분야에 특성화된 덱이 있고, 그림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럴 때의 리딩 역시 달라지는 것이 분명한데, 이를 전혀 기술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프레드에 대해서 켈틱크로스 방법과 원카드를 이용한 것을 나열하고 있다. 서술한 듯이 스프레드에는 수많은 방법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설명은 다 못하더라도 독자들이 응용할 수 있게 소개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리딩을 끝낸다면 소개정도로도 열성적인 독자들에게는 흥미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 카드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자세하고 그림에 대한 해석도 적절한 듯 하여 카드리딩에 대해서는 칭찬할 만 한 책인듯 싶다.

필자가 책에 대해서 많이 혹평을 했는데 사실 이전까지 국내에 나와있는 타로 서적중에서 제대로 된 책이 있었나 싶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치가 역시 너무 컸나 보다. 점을 치는 것은 국내에서 상당히 마이너틱한 면을 갖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 책에서 위안이 되는 것은 그래도 카드 리딩에 대해서는 역대 나온 책들 중에서 가장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서점에서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