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케빈 더튼 지음 / 최 정숙 옮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은 대화를 통해서이다. 물론 여기서 대화란, 말고 말을 통한 대화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의 대화도 역시 대화의 일종이다. 이러한 대화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서로 뜻이 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서로 의견이 다를 때, 비로소 협상이나 설득이 필요해진다. 이 책의 겉표지에도 “400번, 당신이 하루에 설득당하는 횟수, 0.00001초, 당신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설득당하고, 또 설득하며 살아간다. 또 다른 겉표지의 말,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초설득의 심리학”이라고 되어있다.

  이 책의 저자 케빈 더튼(Kevin Dutton) 박사는 1967년 영국 런던에서 출생하였다. 심리학 박사이자 사회적 영향력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현재 케임브리지 대학 세인트 에드먼드 칼리지의 패러데이 과학종교연구소와 퍼스의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특별한 설득, 즉 반전 설득(Flipnosis)에 관한 책으로, 설득당하지 않기 위해 단단히 방어하고 있는 상대의 정신적 보호 장치를 순식간에 무력화 시키는 설득법이라고 되어있다.

  총8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1장에서는 「설득본능」이라는 부분에서는 관건자극이라는 것을 통해 언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고대의 설득법을 살펴보고 있다. 2장 「아기의 힘」을 통해 갓난아기들의 특별한 설득력에 대한 관찰을 통해 영향력의 생물학적 근거를 조사하였다. 이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관건자극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3장「마음 훔치기 기계」에서 의식의 경계를 넘는 관건자극의 영향력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인지과정의 세 영역인 3As, 즉 주의력, 접근법, 관계설정을 살펴보고 있다. 4장 「설득의 대가」 사이코패스들이 음지 세계에서 합법적인 업계로 시선을 돌려 설득의 대가들의 활동방식, 즉 변호사, 정치가, 고아고 및 영업 전문가들이 우리 사고의 흐름에 파고들어 그 경로를 교묘하게 돌리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 5장 「숫자의 설득력」고대부터 내려와 우리 두뇌 깊이 박혀 있는 순응 욕구가 우리 태도와 행동에 현대 광고전문가나 법률가들이 활용하는 설득전략에 못지않은 영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살펴보고 있다. 다수집단의 힘은 우리를 위로부터 개조시키는 한편 소수집단은 ‘내부로부터’ 작용하여 우리 머리가 현실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들고 진실의 근본구조를 다 해체했다가 재조립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장 「반전기술」이 장에서는 설득력의 비밀 구조를 해독해 보고 있다. 완벽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단순성,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인식, 의외성, 자신감, 공감능력이 바로 그 요소들이다. 이것들을 다 함께 활용할 경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그적으로 높아진다고 한다. 7장 「사이코패스-타고난 설득의 천재」 대부분 사람들은 사이코패스를 괴물로 여긴다. 하지만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사이코패스 중 많은 이들은 전혀 범법행위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국적 기업을 이끌고, 고난도의 뇌수술을 집도하고, 대사관과 항공기 구조를 위한 특공작전을 벌이고, 리스크가 높지만 고수익을 거두는 투자활동을 한다. 어떤 압력을 받아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우수한 에어컨 같은 신경구조는 사이코패스들ㅇ게 완벽한 설득장치라고 말하고 있다. 8장「영향력의 지평선」할 수 있다는 믿음의 힘, 믿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신념의 힘, 강압의 힘 등을 인한 설득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리고 다차원 아이오 암시감응성 평가(약식 테스트)서와 함께 2개의 부록으로 엮어져 있다.

  무엇보다 이전에 읽어보았던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보다 내용적인 면에서 좀 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때로는 말보다 더 강한 설득력이 있음을 또한 자연의 세계와 동물의 세계 가운데에도 설득의 힘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설득하려하고, 누군가에게 설득을 당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간다. 물론 좋은 측면으로의 설득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지만, 그렇지 못한 설득은 오히려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불의에 빠지게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좋은 것을 위한 설득, 모두가 유익함을 위한 설득, 모두가 기뻐할 수 있음을 위한 설득을 좋은 설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책을 읽고 얻게 된 설득의 힘을 이렇듯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함이 이 책을 저술한 저자의 의도일 것이다.

협상, 설득,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