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압축세계사

 

크리스토퍼 라셀레스 지음 / 박홍경 옮김

 

  역사의 영어 단어 History는, 그 사람(His) + 이야기(Story)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알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매우 특정한 사람들에게 국한된 것이기 도하다. 년대를 기억하고 수많은 이름과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5000년 인류 역사를 36장의 지도로 읽는다는 표지의 문구는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의문을 갖도록 한기에 충분하다. 수많은 역사를 어떻게 이 짧은 내용이 책에 모두 담을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무지 딱딱하든지, 혹은 내용이 부실하든지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책을 펼쳐 드는 순간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읽을수록 깊이 빠져들게 된다. 짧지만 내용도 매우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음을 금방 알게 된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셀레스(Christopher Lascelles)는, 제1부, 선사시대로부터 제7부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총 7부에 걸쳐 역사의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1부, 선사시대 부분에서 과학계의 정설에 따라 137억 년 전 빅뱅을 통해 우주가 존재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지만, 2부, 고대부분에서 기원전 3500년을 기점으로 최초 문명이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지구의 6천년설을 말하는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것 같은 모습도 보인다. 각 부분마다 지도를 통해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역사의 내용들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줌도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다. 2부 기원전 3500년부터 기원 후 500년까지, 고대부분에서 문명의 발달에 관해 최초의 문명부터 시작하여 중앙아메리카의 마야 문명에 이르기까지 비록 짧게 설명하고 있지만 문명의 시작과 소멸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3부에서 중세초기(500년~1000년) 분에서 로마가 붕괴된 후 수백 년간 유럽 혼돈, 전쟁, 불화, 질병, 문맹과 미신으로 신음하는 암흑시대로부터 동로마 제국 비잔티움, 이슬함의 황금기, 바이킹과 노르만의 침입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4부에서는 1000년~1500년의 시대를 다룬 중세후기를 다루면서, 유럽의종교적 분열과 더불어 몽골족의 징기즈 칸,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이슬람의 후퇴까지를 이야기 한다. 5부에서는 1450년부터 1800년까지 르네상스를 통한 서양세계의 부상을 다루고 있다. 비교적 수많은 역사들을 다루는 곳으로 왜 서양이 동양보다 개척정신이 강하였는지 와 더불어 그 개척정신으로 인해 동양보다 서양이 미대륙의 발견을 많이 하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6부에서는 1800년부터 현재까지를 다룬 현대 편으로, 프랑스 혁명으로부터 시작하여 일본의 부상과 중국인들의 외세 배격과 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7부에서는 20세기를 다루면서, 피의 세기라는 표제아래 중국의 의화단 운동을 제외하면 20세기는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로 출발했노라 말한다. 그러면서도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를 다루고 있다. 20세기에는 모든 동력의 원료가 되는 석유로 인해 세계의 경제가 좌지우지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사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미래에 대한 부분을 시작하는 339쪽 이후의 부분을 제하면 338쪽에 이 긴 역사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여겨진다. 물론 각 지역의 특성을 중점으로, 혹은 사건의 중요성에 대한 부분을 중점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구성이 대단하게 치밀하여 역사의 대서사시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의 내용을 서평에서 다 기록할 수 없음은 짧지만 풀어보면 너무 방대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이렇게 방대한 부분의 역사를 어떻게 이렇게 간결하게 기록할 수 있었을까 놀랄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인류 역사의 모든 부분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인류의 역사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아주 조리 있게,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짧은 순간에 파노라마처럼 바라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세계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교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 대한 모든 부분들이 농축되어 기록되어 있다. 짧지만 결코 그 내용이 빈약한 것이 아니다. 문명과 종교, 그리고 대륙의 발견과 발전, 그리고 인간의 갈등과 나라간의 전쟁 등을 모두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지도와 곁들여, 박스라는 부분을 통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런 면에서 짧지만 아주 무거운 책을 출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 인류 역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혜안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역사에 무지한 사람은 영원히 어린아이로 사는 것과 같다!”고 기록한 표지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어린 아이가 아닌 지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충분한 책임을 밝히고 있다. “A Short History of th World” 직역하면 “짧은(or 간단한) 세계 역사”라는 제목에 걸맞지 않게 내용은 아주 굵직한, 혹은 핵심적인 것임을 밝힐 수밖에 없다. 출판사에서 왜 “압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겠지만, 역사의식 없이 살아가는 인생은 미래에 대한 꿈도 없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음을 인해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음을 기억하며, 지난 인류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이 책을 기쁨으로 추천하며 이 서평을 마무리 짓는다.

압축세계사,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