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과학 도시락

김 정훈 지음

  민중국어사전에 ‘도시락’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1.흔히 점심밥을 휴대하는 데 쓰이는, 고리버들이나 대오리로 엮은 타원형의 작은 고리짝. 2.플라스틱이나 간편하게 휴대하여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음식 그릇. 또는 그 음식.」그렇지만 우리들이 떠올리는 도시락의 의미 또는 생각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나는 학창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에는 그 당시에는 드물게 학교 급식을 하였기에 초등학교 시절, 그리고 중학교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이면 난로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쉬는 시간마다 난로에 올려놓은 도시락의 위치를 바꾸었던 일, 그렇지 않으면 도시락 타는 냄새가 교실에 진동을 하곤 했다. 지금은 도시락을 쌀 일이 별로 없다. 심지어 도시락이 필요할 때도 도시락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음식점에 주문을 하면 된다.

  ‘맛있고 간편한 과학 도시락’이란 제목을 달고 찾아온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지난 날 학창 시절 점심시간을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했던 도시락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과학이란 왠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과학은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1995년 KAIST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세포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후 엉뚱하게도 화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SBSi애니메이션스쿨에서 셀애니메이션 과정을 수료한 후 두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특히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과학 원리를 쉽게 알려 주는 플래시애니메이션을 여러 편 제작해 어린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키워 주었다. 이렇듯 약간의 엉뚱한(?)면이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생활 곳곳에 숨겨진 과학, 그리고 이 과학에 숨겨진 놀라운 진실들에 대해 폭넓은 형태의 지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총 여덟 개의 도시락으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총 59가지의 주제를 짧고 재미있게, 그러나 해박한 과학 지식으로 무장하고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도시락 하나, ‘우리 몸에 숨겨진 과학’이라는 주제로 8가지 내용의 과학적 지식을 소개해 주고 있다. 발에도 ‘이집트형’과 ‘그리스형’이 존재한다는 것은 처음으로 접해본 지식이었기에 흥미로웠다.

  도시락 둘, ‘생활 속의 과학’ ‘언 발에 오줌 누기’ 속담 속에 숨은 과학을 비롯해서 8가지 내용의 과학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의 팔방미인 소금’에 소개된 내용 중 소금이 생선살을 더 단단하게 한다는 것과, 신맛이 소금으로 인해 더 부드러워 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도시락 셋, ‘생명 연장의 과학’ ‘세균2가지의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장내 공생하는 세균 중 페르미쿠데스 속 세균이 박테로이데테스 속 세균보다 훨씬 많아지면 비만일 확률이 많다는 내용을 통해 잘 하면 조만간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처방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보았다.

  도시락 넷,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총 6가지의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운동선수 중 보배라고 할 수 있는 김연아 선수의 명품 점프의 비결을 과학적으로 소개하여 줌으로 피겨 스케이트 종목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도시락 다섯, ‘신기한 생태계’ 닭을 비롯한 짐승들도 최면에 걸린다는 내용을 비롯해서 총 6가지의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기 한 마리가 위대한 왕 알렉산더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내용은 다시 한 번 아주 작은 모기의 위대함(?)을 느끼기도 했다.

  도시락 여섯, ‘미래로 나아가는 첨단 기술’ ‘삼중수소의 환골탈태’라는 내용을 비롯해 11가지의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있는 중수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얻어지는 중수를 통해 삼중수소를 개발하게 되고, 이것이 산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도시락 일곱, ‘우주 정복의 꿈’ 총 4가지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주에 대한 계발이 세계적으로 연합하여 이루어 진 것이 참 다행으로 여겨지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이 우주 계발에 미력하나마 합류를 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되어진다. 이렇게 소개된 우주과학의 상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미래의 꿈인 젊은 학생들이 우주에 대한 꿈을 더 많이 가지고 공부했으면 한다.

  도시락 여덟, ‘괴짜 과학자들의 비밀 노트’ 총 4가지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과학자 홍대용이라는 분이 ET의 존재를 주장하였다는 내용이 신선했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 지식이 어떠한 나라 사람들보다 뛰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이 참 재미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느낀 것이 내 자신이 초중고교 시절 과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하고 소개하는 책들이 아주 많았다면 나 자신도 지금쯤 위대한 과학자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라는 약간은 허망한 생각도 해 보았다. 우선 접하기가 쉽다. 그러나 내용이나 과학적 지식의 깊이는 깊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역시 많이 읽었으면 한다.

  아주 아름답고 좋은 장소에 소풍을 와서 아주 맛있는 도시락을 기분 좋게 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과 함께 이 책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