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2011년 읽은 책 목록 : 96권

읽은 기간 : 3월28일

제목 : 아파트 쇼크

저자 : 이원재

출판사 : KD BOOKS

딸랑 집한채 장만해 놓은 채 별다른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샐러리맨에게 아파트의 가격 동향은

향후 노후준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사항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2008년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0~15%정도 낮은 가격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구매 당시보다 워낙 많이 오른 탓에 아직 버틸만하다고 생각하고 여기고 있지만, 사람의 심리라는게 이익본건

생각 못하고 실질적으로 손해본 것도 아니면서 손해본듯한 생각을 하곤 한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까지 얻은 이익에 만족하고 손을 털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 볼것인지?

아예 시세변동에 관계없이 눌러 앉을 것인지?를 놓고 갈등아닌 갈등을 하곤 한다.

물론, 이런 갈등을 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처럼

아파트 쇼크에 어느정도 동감하고 있는 측면이 60~70%정도,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상승할 확률이 존재할 수 있다라는 측면이 30~40% 정도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아파트 쇼크에 동조하는 부분과 의문나는 부분을 정리해 보고, 현재 겪고 있는 갈등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아파트 쇼크를 예상하는 주요원인은 서로 복합적으로 연계 되어 있지만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인구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2.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의한 기존 주택 매도 물량 증가

3. 30~40대 신규 수요 정체

4. 주택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의한 향후 주택 수요가 예상되는 20대의 매수 동력 상실

5. 과도한 주택담보 대출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에 의한 매도 물량 증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출산률 저하와 고령화 인구 증가로 인해 신규 대형 주택의 수요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20대~30대초반과 60대이상 노령인구의 사회인식 변화로 인해 소형 주택 또는 오피스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의한 노후비용 마련을 위한 주택 매도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택수요가 1에서 0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큰평수에서 작은 평수로 바뀌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내경우를 봐도 아버지께서 혼자 되시고 모시겠다고 말씀드려도, 따로 지내시는게 편하시다고 하신다.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이 크기도 하겠지만, 형편이 허락하는 한은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신 모양이시다. 처가도 마찬가지인 경우다. 자식들 손 벌리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한은 작은 집으로 가더라도 두분께서만 지내시는게 편하시단다.

우리집은 1남1녀로 4인 가족이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아버님 혼자 되셨지만, 내가 결혼하고, 동생이 결혼하면서 1집이 3집이 으로 늘어났다. 처가는 2남1녀로 5인 가족이다. 큰처남이 독립했고, 장녀는 내 부인이 되었고, 작은 처남은 아직 미혼으로 세대가 합쳐져 있다. 나와 중복되긴 하지만 그래도 1세대가 현재 3세대로 늘어났으며, 처남이 결혼하면 4세대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계산에는 가족간 중복되는 세대에 대한 것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양가 어르신들이 집을 정리하게 되는 10~15년 이내에는 세대수가 줄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내 경우를 저자의 논리에 대입해 보면 대형평수의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소평 평형의 경우 당분간은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하나는 부동산 담보대출 금액이 과다하다는 것과 구매력 약화로 인해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을 가진 수요층이 없어 졌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주장을 예로 들어보자.

2010년 초 우리나라의 부동산 담보대출 총액은 약 660조원이다. 이것을 개인의 수입과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능력, 즉 소득대비 부동산 담보가치 비율로 나눠 계산하면 우리나라는 소득을 1이라고 했을때 19.08배 수준이다.

담보가치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평균 수입을 버는 한 사람이 수익 전부를 20년 동안 모아야 아파트 한 채를 가질 수 있다. (p163)

좀 의아한 생각이 든다. 내가 아는한 내주변의 상황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2011년 3월23일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평당 1820만원으로 중소도시 포함 지방 평균은 평당499만원에 비해 3.65배 비싸다고 나왔다.

2011년 3월17일자 문화일보에 보면 수도권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1000만원이 붕괴 되었다는 뉴스도 있다.

정확한 데이타를 찾진 못했지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에서 조금부족한 이천만명 이상이 사는 서울과 수도권 기준으로

30평 아파트는 3억~5.5억 정도를 기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담보대출 한도가 40~60% 정도이니까, 가구당 50%정도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1.5억에서 2.25억 정도의 대출이 있다고 생각하자.

2011년 3월 28일자 매일경제에 의하면 서울직장인 월평균 수입은 385만원, 수도권 및 경기지역 직장인은 월 378만원 소득을 올렸다라고 되어 있다. 년봉으로 4천 6백~4천5백 정도이다. 대출을 50%로 놓고 보면 3~5배 수준이고, 아파트 금액으로 비교하면 소득의 6배~11배 수준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료 역시 어떤 근거에 의한 데이타임엔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타를 활용할 때 실제 독자들이 느끼게 되는 현실감 있는 자료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자료의 신빙성과 논리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여타의 자료와 저자의 자료를 비교해 보는 것은 나만의 판단 기준을 정해보기 위함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향후 아이들의 교육비용, 노후 생활 자금, 응급의료비용 등 향후 소요될 자금 상황과

현재 소요되고 있는 자금상황, 앞으로의 주택가격등을 예상해 +가 되는 금융 구조를 구축하고 자 함이다.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의 가격과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등을 감안하고, 앞으로 들어갈 각종 비용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수익성 부동산으로 옮겨야 하는지, 적금이나 펀드등의 금융자산을 이용해야 하는지, 그냥 집 한채를 쭉~~ 가져가야 하는지 말이다.

이 책에는 언급이 되어 있지 않지만, 내 집이라는게 주는 안정감 역시 무시못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20~30대 신규 소비층의 인식 변화로 집을 깔고 살지 않고 유목민처럼 옮겨 살게 될 거라는 저자의 주장도 일견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막상 전세나 월세로 살아보면 내집 마련의 욕구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나도 처음 결혼하고 전세로 시작했다. 싼 맛에 재개발 지역의 연립으로 들어갔는데, 하수도가 막혀 우리집에서 물을 사용하면 아랫집 배수구가 역류하여 물도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하수관 수리 비용을 아랫집과 주인집이 부담해야 하는데 주인집의 협조가 없어 한동안 고생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겨울이 되지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보일러 난방 배관이 터진 것이다. 아랫집 천장으로 물이 뚝뚝 떨어지니, 아랫집에서 우리집으로 올라와 당장 천장 물샌것 고쳐내고 배상하라고 난리가 났었다. 또 주인집에 연락하니 세월아 내월아~~~~, 한 세번쯤 수리하고 나도 해결이 안되니 수리하러오던 아저씨도 포기하시고 결국엔 방 한개 난방을 포기하고 한쪽 방에서만 겨울 나야 했다. 그 외의 여러가지 세입자로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다 보니, 금융비용이 좀 들더라도 작은 내집 하나 있는게 훨씬 났게다 싶어 얼른 집을 장만하게 되었다. 아마 나와 같은 경우에 의한 주택 수요 역시 만만치 않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쩌다 보니 저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만 가득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파트 쇼크,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저자가 주장한 것 처럼 50%의 폭락, 있을 수도 있다.

수요 감소, 예상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요소들로 인해 대폭락이 올것이다는 예단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저자가 이야기 한 것 처럼 50% 떨어졌을 때를 기다리는 수요가 있다고 했다.

작은 집에 대한 수요든 큰집에 대한 수요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수요는 창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의 적정성인데, 이놈의 집값은 수요와 공급에 걸맞는 적정한 값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지지분과 같은 실질적인 자산가치에 대한 접근도 중요할 순 있다.

하지만 20만원짜리 자전거도 팔리고 천만원짜리 자전거도 팔린다. 각자의 경제사정에 맞는 제품을 골라 사면 그 뿐이다.

아무리 아프트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하지만 각자의 형편에 맞는 아파트를 구매해서 마음편히 살 수 있다면 그뿐이다.

학군따지고, 조망 따지고, 향후 집값상승 따지고 하다보니까,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올라갔던 것이다.

저자의 수장대로 사회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아파트로 대박나길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이제 갈등을 그만 접어야 겠다. 갈등해봐야 머리만 아프고 뾰족한 답을 얻기가 너무 힘들다.

아마 손해를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쇼크가 두려운 것같다. 얼마간의 손해를 감수하자고 마음먹으면 그만큼 속편한것 도 없다.

노후 자금 수요에 맞춰 크게 손해보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적당한 아파트라면 그저 맘편히 지내면 그게 최선의 선택일 것 같다. 마음을 비우자. 굳이 떠날 이유가 생긴다던지, 지금 있는 곳이 마음에 안든다든지 할 때가지 그냥 살아보자.

옮기려는 시점에 가격이 올랐든 내렸든, 크게 신경쓰지 말자. 집 없이 살게 아니라면, 내집 오르면 남의집 오르고, 내집 내리면 남의집도 내리더라. 맘 편히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