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읽은 책 목록 : 51권

읽은 기간               : 2월12일~2월13일

 

제목 :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저자 : 오윤희

춮판사 : 불광출판사

 

처음 출판사의 보도자료를 접했을때,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이라는 제목과 더불어, 과연 대장경에는 무슨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인가? 하는데 물음이 생겼다.

아주 어릴적부터 익히 들어왔던 대장경, 타국의 외침을 불교의 힘으로 몰아내려는 호국의 정신을 담은, 그리고 찬란한 문화유산으로만 배워왔던터라, 실제로 대장경 안에 들어있는 내용에 대해선, 그저 불교 문화재이고 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불교관련 경전일거라 추측만 했던 체로 여지껏 지내왔던 터였다.

그런데 출판사 보도자료엔 놀랍고 몰랐던 사실들로 가득했다.

대장경은 송나라의 개보대장경을 엎어놓고 베낀 짝퉁이다라는 짧은 제목과 더불어 대장경에는 불교외에 그리스철학과 불교철학의 만남에 대한 기록도 들어있다고, 이런 대장경에는 천년의 지혜가 담겨 있는 거대한 그릇이라는 홍보문구가 들어 있었다.

 

다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런 문구는 나의 짧은 식견과 이해력 부족으로 말미암아 책을 읽기도 전에, 책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보도자료와 간략하게 목차를 훝어보고는 대장경 자체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을

대장경의 부수적인 것들에 더 관심을 갖는,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친체 책을 들여다 보고 만것이다.

 

이 책은 2011년이 초조대장경(고려 헌종 2년, 1011년) 조판이 시작된지 꼭 1천년이 되는 해를 기리는 마음을 담고 있다

저자의 약력만 봐도 저자가 대장경 연구에 쏟은 열정과 시간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2005년 고려대장경 연구소에 취임한 이래 2010년까지 한일 공동 고려초조대장경 디지탈화 사업을 완료하고 대장경을 데이타화 하여 대장경 연구에 획기전인 기틀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이책에는 대장경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회, 문화, 역사적인 사실들을 근거로 책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대장경에 대한 해박한 전문가가 풀어놓는 이야기가 되서인지,

대장경의 조판 배경, 조판 과정, 교정 과정등이 너무 세밀하고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어, 작은 주제들 하나 하나가 어떤 역사논문을 읽어 나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어 일으킨다.

 

좋게 말하면 대단히 전문적인 지식이 담겨있는 책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나같은 평범한 독자들에겐 책을 읽어나가는 호기심과 자극을 자꾸 줄어들게 만들어 책을 꾸준히 읽게 하는 동력이 떨어지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처음부터 책의 초점을 잘못 이해한 탓도 한몫 했음이 분명하지만, 어쨌거나 일반 역사이야기도 아닌 것을 380여 페이지나 읽어 나가는 데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했다.

 

사람이 항상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의 책만 읽을 수는 없는 법이라 여기며, 덮은 책을 다시 펴고, 덮은 책을 다시펴고를 반복한 끝에 간신히 이 책을 다 읽고 났을때의 기분.^^ 아!! 팔만대장경을 일일이 손으로 깍아낸 장인의 마음이 이런걸까 하는 성취감이 물밑듯이 가슴을 후비고 다녔다.

 

이 책은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이 담겨져 있다. 대장경이라는 문화재를 놓고 불교문화권에 존재하는 다양한 대장경들을 비교 분석하여 대장경의 연대기를 밝혀내고, 그를 통해 그 시대적 배경하에서의 동아시아의 문화교류과정과 유통경로등을 유추해 내는 뛰어난 성과들이 담겨져 있다.

 

아쉬운 점은 너무 전문적인 소재들이 많이 등장해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야기의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긴 했지만, 간간이 쳐놓은 붉은 밑줄을 다시 읽지 않는 이상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한줄로 쭉 줄서기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되어지지 않을까?

 

다음부턴 책 제목과 보도자료만 보고 책을 덜컥 골라잡는 우를 범하지 않게 더욱 신경써야 겠다.

이것은 이 책에 대한  내용상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이 개인적으로 자그마한 감응으로 남거나, 아 이런 사실이 있었구나 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인지하게 되거나 하는 유익함을 추구하고자 하면, 책을 고를때 좀 더 책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선택하면 책과 하는 시간이 더욱 즐겁고 유익할 것 같다는 나의 작은 후회와 반성에 대한 의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