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의 타이틀이 부족하지 않은 책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 행복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어린왕자와 처음 만났던 시점이 언제인지. 마치 누구나 알고 있는 시사 상식처럼 내 머릿속에 남은 어린왕자 이야기. 그 시작은 알 수 없으나, 두 번째 이야기는 확실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위로가 필요했던 아내와 엄마라는 옷을 입고, 나 자신의 옷은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고 살아가던 20대의 끄트머리에서 조우했다고.

아르헨티나의 작가 로엠메르스는 파타고니아의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어린왕자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렇게 어린왕자와 동행하면서 그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느 날 잡초가 조종사 친구의 상자 속 양 선물이 속임수라고 알려줌으로써 어린왕자의 두 번째 지구별 여행이 시작되었다. 어린왕자가 느꼈을 배신감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 했다. 이야기는 작가가 어린왕자에게 조언을 해주고 지혜를 전해주지만, 어린 왕자를 통해서도 우리는 순수함에서 전해져오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이야기는 자동차가 뭔지 고속도로가 뭔지 문제가 뭔지 그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어린 왕자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것으로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찾으면 답이 보인다, 내가 변해야 한다, 꿈꾸는 대로 이뤄진다, 인내하라, 나를 이겨야 한다, 문제의 열쇠는 나 자신에게 있다는 지혜를 얻는다. 도로위에서 개를 치는 사고가 나고, 식당에서 만난 가족들에게 강아지를 선물하고, 그 강아지가 버려졌다고 오해를 하고, 다시 오해가 풀려 강아지를 돌려주고, 길가에서 만난 노숙자와 하루를 보내고 함께 그의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그들이 나눈 대화는 서서히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어린왕자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어린왕자와의 만남을 꿈꾸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와의 세 번째 만남에선 나도 어린왕자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으면 좋겠다. 어른들도 결국엔 꾸준히 성장하는 철부지니까. 문제는 내 안에 있고, 다른 사람이 완벽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것처럼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가슴 깊숙이 담는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