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엄마께서 좋은 책이라며 이 책을 사주셨다. 제목을 보니 시시할 것 같아서 읽지 않고 꽂아 두었다가 시간이 남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연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식용과 낚시용으로 중요한 물고기. 밀물에서 태어난 뒤 바다로 나가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다시 밀물로 돌아와 산란한다.'라고 나와있다. 이 책에서는 서술의 관점을 사람이 아닌 연어로 잡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느끼지 못한, 연어들만이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한 연어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한 편으로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인것 같다.

연어무리 중 한 연어인 은빛연어는 다른 연어와는 달리 등빛깔이 은빛이다. 친구 연어들은 적에게 발견되는 이유가 이 은빛연어 때문이라며 '은빛별종'이라고 놀리기 일쑤였다. 어느 날 물수리가 연어떼를 발견했는데 연어떼 한가운데 은빛연어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 물수리가 연어를 낚아챘는데, 그건 은빛 연어가 아닌 은빛 연어의 누나였던 것이다. 슬퍼하던 은빛 연어가 수면 위로 가고 있을 때 큰 손이 덮쳤고 어디선가 '위험해!'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눈 맑은 연어였다. 눈 맑은 연어가 불곰으로부터 은빛 연어를 구해낸 것이다. 그 때 은빛 연어는 '나는 나 아닌 연어를 위해 과연 목숨을 걸 수 있을까?'라고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소리쳐 줄 수는 있어도 눈 맑은 연어처럼 자신이 상처를 입어가면서 다른 사람을 구해주지는 못할 것 같다. 눈 맑은 연어가 대단한 것 같고, 한 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혹시 위험에 빠진 그 사람이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구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만약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다치더라도 구하려고 할 것 같다는 답을 내렸다. 그래서 '혹시 눈 맑은 연어가 은빛 연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후 은빛 연어는 한 동안 눈 맑은 연어를 보지 못한다. 그 때 은빛 연어는 그리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은빛 연어는 눈 맑은 연어를 만났다. 눈 맑은 연어가 은빛 연어 앞을 지나갈 때 강렬한 빛을 본 은빛 연어가 자신이 본 빛을 설명하자 눈 맑은 연어는 '그건 마음의 눈으로 나를 보았기 때문일거야. 마음의 눈으로 보면 온 세상이 아름답거든'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겉모습보다 속마음을 먼저 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눈 맑은 연어는 은빛 연어의 알을 뱇 속에 품게 된다. 눈 맑은 연어는 은빛 연어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우리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은빛 연어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삶의 특별한 의미가 있을 거라고 말을 한다. 눈 맑은 연어는 그를 안타깝게 여기며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연어만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초록강은 은빛 연어에게 거슬러오르는 것은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초록강은 은빛 연어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준 것 같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는 초록강 같은 친구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은빛 연어는 자신도 초록강처럼 눈 맑은 연어의 배경이 되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은빛 연어는 눈 맑은 연어에게 '삶의 특별한 의미, 그리고 희망이란 것도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라고 말하였다. 둘은 강을 거슬러올랐꼬 폭포도 뛰어넘었다. 그리고 밀물로 돌아가 알을 낳고 둘은 죽었다. 연어 두 마리가 입을 벌리고 나란히 죽어있는 모습, 그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깨달은 것은 '낚싯대를 든 인간이 아니라, 카메라를 든 인간이 되어 연어를 위에서 내려다 보지 않고 옆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것'이다. 알을 낳고 죽은 부모 연어의 희생적인 사랑과 마음, 그리고 마음을 볼 줄 몰랐던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준 이 책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어떤 것을 볼 때 옆에서 나란히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3학년동안 전교회장 일을 하면서도 학생들과 함께 옆에 서서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리움 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래지만 이 끝없는 보고싶음 앞에서는 삶도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 은빛 연어

'이유없는 삶이 있을까요?' - 은빛 연어
'이 세상 어디에도 이유 없는 삶이란 없지.' - 초록강
'아저씨의 삶의 이유는 뭔가요?' - 은빛 연어
'그건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야.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 초록강

전주중학교 3학년 장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