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상당히 고민을 하였다. 팔레스타인이라하면 긍정적이라기 보다는 부정적인 인상이 강하고 북한이 핵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끔찍한 테러리스트들이 점령하고 있는 자치구라는 것이 나의 생각 전반에 자리잡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문학엔 내가 바라보는 팔레스타인이 아닌 팔레스타인 인(人)들이 생각하는 자국의 이미지나 생각, 현실들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일단 「제17호 ASIA 문예 계간지」를 읽기전에 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제는 미국까지 엉켜서 자꾸 분쟁이 일어나는지 정확한 사실을 먼저 알 필요가 있었다. 팔레스타인이 테러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그 지역의 문학을 이해하기 보다는 무시하고, 오히려 더 왜곡되게 받아들 일 위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이번 계간지를 읽기 전에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알아본 것이 그 나라를 이해하고 문학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기도 하였지만 더 나아가 전반적으로 이슬람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역사를 알고 핵심문제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제17호 ASIA 문예 계간지」에 대한 이야기 해보자. 시작은 오수연 작가와 팔레스타인 3명의 작가들이 좌담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된다.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문학가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무엇인지, 그들이 남긴 글들이 현재 남겨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는 분쟁지역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문학의 뿌리와 민중속으로 계속 뻗어나가고 있는 가지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p 28.

     우리가 겪고 있는 분쟁의 본성은 두 국가가 같은 역사와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학을 조국과 섞게 됩니다. 사람들의 정체성과 땅의 정체성을 재창조하면서요.

     저는 이게 팔레스타인 문학의 특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흐무드 曰)

 

계속되는 분쟁의 속에서도 어떤이들은 끊임없이 문학을 통해서 팔레스타인을 재창조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네명의 좌담이 끝나면 몇편의 단편소설과  시, 에세이 그리고 전해내려져 오는 짧은 민담과 작가의 눈(view)을 통한 팔레스타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계속되는 분쟁과 가난한 삶에 짓눌려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문학 속에서 고스란히 읽어볼 수 있었다.(마치 일제강점하에  우리나라가 조국의 해방을 원하던 것처럼). 그리고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그들의 고통도 전해지지만 어떤 면에서는 제 3국가에 살고있는 나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의 차이역시 느껴볼 수 있었다.

 

     p 212 ~ 215.

     "평범한 죽음을 꺼려라, 그리고 총알 아래가 아니고서는 죽지 말라." 
                                                                                        (포스터의 내용)

     포스터는 집단적이고 포괄적인 고통의 증거이며 이 고통은 망각과 기억의 억제를 허용치 않는다.

     (작가의 눈 中 - 마흐무드 아부 하시하시)

 

「제17호 ASIA 문예 계간지」는 지금껏 쉽게 접해볼 수 없는 팔레스타인 문학 아니,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관심 밖이었던 그곳의 문학가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신선하기도 했고 그곳에 대한 나의 왜곡된 미지함에 대해 새로이 정정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뒷부분에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작가들의 처녀작, 단편, 시등을 읽어봄으로써 다소 생소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국가의 문학을 접해볼 수 있어 좋았다. 「ASIA 문예 계간지」앞으로 더욱 기대가 된다. 


(본 도서의 리뷰는 출판사 「아시아」의 문예 계간지 여름호 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