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은 없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제목인가?!  나는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라니... 
누군가 나에게 사랑의 선택, 인연과의 만남에 대해서 묻는다면 아마 감성이 끌려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할 뿐 그외의 것은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이런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해준다. 바로 ’뇌에서 작용하는 화학 물질의 차이로 만남은 결정된다’라고. 바로 이런 의아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펼쳐보았다.

 저자는 인간의 성격유형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연구한 결과 인간의 성격은 ’네 가지’ 기본적인 성격유형 -탐험가, 건축가, 지휘관, 협상가-의 고유한 조합이라고 말한다.  사고와 행동의 기본적인 네 가지 성격유형이 직접 연관되는 신경화학물질은 도파민, 세로토닌,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으로 인해 결정이 되는 것이다. 더나아가 1차적인 성격유형은 특정한 이성에 끌리도록 하고 이 생물학적 본성이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속삭인다고 말한다. 

도파민-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추구한는 탐험가

도파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탐험가의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활기가 넘치고 역동적이며, 때로는 충동적이기도 하다. 호기심이 매우 강하며 창조성도 뛰어나다. 탐험가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넘어서 체제에 절대 순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성을 냉소적으로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지나치게 주체적인 행동으로 규칙이나 전통을 본의 아니게 짓밟을 수도 있다. 탐험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세로토닌- 질서와 전통을 수호하는 건축가

세로토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건축가의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성실하고 양심적이며 전통, 사회적 규범, 권위, 관습을 존중하고 따른다. 즉 책임, 의무감, 예의 바른 도덕이 이들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또한 계획이나 규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일을 즐기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잘 관리한다. 하지만 체면과 지위를 중시 여기고,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도 가지고 있다. 건축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더 놓은 곳을 향하여 돌진하는 지휘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휘관의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며 솔직하고 꾸물대지 않고 냉정한 검토를와 함께 결단력이 강하다. 지휘관은 자기절제를 미덕으로 여기며 분석적이고 의심이 많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성취를 이루려고 하며 무엇보다 독립적이다. 또한 경쟁을 즐기고 실현가능성을 중시하며 집중력이 높고 대담하다.  하지만 이들은 영웅적 이타주의, 분노의 폭발, 일중독에 빠질 경향도 가지고 있다. 지휘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언제나 별을 향해’라고 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 사랑으로 따뜻한 이상사회를 꿈꾸는 협상가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협상가의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그물망 사고가 가능하며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직관력이 뛰어나며 정서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며 개인과 개인으로서 깊이 잇는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협상가들은 사람을 잘 믿고 탁월한 감정표현을 하며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며 별 뜻 없는 말을 비난의 말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경향도 가지고 있다. 협상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지혜로 세상을 다스리는 철인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네 가지의 성격유형들은 추구하는 사랑 또한 제각각이다. 탐험가는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반자를 찾으며 건축가는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반자를 찾는다. 지휘관은 자성의 동반자를 찾으며 협상가는 영혼의 동반자(소울메이트)를 찾는다. 저자는 진화심리학자로서 사랑을 타오르게 하는 몇가지 팁을 알려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유형인지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면 삶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를 만날 확률도 높아 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선택하는 사랑이 어느정도는 기질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타고난 기질에 의해서 우리의 성격이 형성되고 성격유형에 따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원하는 것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책속의 검사문항을 통해 나의 성격유형이 무엇인지 이에 기초하여 내가 만났던 사람들,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신경화학물질’로 남녀의 만남에 접근해 가는 것이 신선하지 만은 않았다. 흡사, 성격유형검사(MBTI)의 맥락같았다고나 할까? 좀더 새로운 것을 기대했는데 다소 식상한 내용으로 느껴졌다.  결국 저자도 여러 유형에 따라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조금씩 다를 뿐 ’나를 사랑하고, 상대방과 대화하고, 자신감을 갖고 사랑을 표현’하면 자신과 어울리는 진정한 인연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 쯤 사람들과 이 문항지를 놓고 검사해보며 자신과 상대방의 성격유형을 찾아 이해하게 되는 시간을 만들어 보면 좋을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