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문자 살인사건』은 추리소설작가가 자신의 남자친구의 죽음을 파헤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주인공은 남자친구인 가와즈 마사유키를 친구 하기오 후유코로부터 소개받는다. 그리고 가와즈가 살해당할 것 같다고 얘기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 살인사건을 추리소설작가의 눈으로 파헤친다.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추리소설작가가 사건을 파헤친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이상하게도 이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어떤 책보다 범인을 찾기 더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들은 그래도 단서가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된 것인지 단서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감적으로 후유코가 의심스러웠지만 논리적으로 그게 왜 그럴지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해난사고로 무인도에 도착해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데 오직 야마모리스포츠플라자의 야마모리 다쿠야 사장의 딸 야마모리 유미만은 결국 얘기를 해주는데 유미는 시각장애인이라 주변에 들린 이야기만 아는데로 얘기한다는 점이 사건을 추리하는데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인도에 같이 도착했던 사람들 중 주인공에게 사실을 말하려고 했던 카메라우먼 니자토 미유키, 배우 사카가미 유타카가 차례로 살해를 당한다.

 그리고 살해당하고 난 다음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된 "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라는 편지가 날라온다. 이 11자가 바로 이 책의 제목에서 의미하는 『11문자 살인사건』이다.

 이 소설에서 추리할 수 있는 두 가지 힌트가 있다.

 첫째, Y섬에 가기 위해 요트를 탔던 사람들은 모두 야마모리 사장의 가족이거나 관련자라는 것.

 둘째, 주인공이 단서를 얻기 위해 무인도에 도착했던 사람들을 연락해주는 사람이 바로 친구인 하기오 후유코라는 점이다. 그리고 만나려고 했던 사람들은 주인공을 만나기전에 죽은채로 발견된다.

 이 힌트만 잘 얻었다면 좀 더 쉽게 찾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몇몇 트릭 때문에 조금 헤매야겠지만.

 

 마지막으로 『11문자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답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묘미가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느 소설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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