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에는 온통 놀이감이었다. 해가 질 때까지 흙놀이, 공기, 비석치기, 고무줄, 땅따먹기.. 온통 놀이감이고, 온통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지금 우리아이는 1학년.

또래 친구들과 놀기는 하지만, 친구들이 공부하는 시간엔 놀 친구가 없어서 학교 숙제와 공부를 한다. 나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숙제의 양도 많고 공부거리도 많다. 수준도 어렵다.

놀기만 해서는 학교공부를 따라가기가 어림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앉게 하고 숙제와 공부를 봐주기 일쑤다. 그럼 어김없이 아이는 자기방식이 아닌 내 방식대로 공부를 해야 한다. 늘 그것이 불만이었던 아이에겐 슬비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았나보다. 나 역시 슬비의 이야기를 보며, 마치 내가 아이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듯 내 식대로 아이의 꿈마저 해석하려들고 간섭하려 든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아이도 나도 아이의 숙제에 시간을 쫓긴다. 또래친구들과 열심히 놀고 난 뒷면, 어김없이 아이의 숙제와 아이의 생각에 엄마 생각을 더 많이 관여하게 된다.

나 어릴적엔 그래도 꿈이라도 혼자 실컷 꿀 수 있었는데...

풍족한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주인공 슬기는 꿈이 많다.

어쩌면 변덕스럽게도 자주 바뀐다. 우리 아이처럼 말이다.

아직 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에 호기심을 갖는데, 슬비의 엄마나 아이의 엄마인 나로서는 같은 생각으로 못 마땅해 한다. 이왕이면 좋은 직업으로 편하게 살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 아이의 관심사를 어리다는 이유로 묵살하곤 한다.

어쩌면 이리도 똑같을까 하면서 책을 읽었다.

슬비는 개구쟁이다. 생각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슬비는 자신의 숙제는 자신이 해야 한다는 걸 알기에 엄마가 대신 작성해준 나의 꿈이라는 독후감을 내지 않는다. 자신의 솔직한 꿈을 다음날 제출하며 자신의 행동이 옳았음을 확신한다00000; TEXT-INDENT: 0px; LINE-HEIGHT: 160%; FONT-FAMILY: '굴림'; TEXT-ALIGN: justify">

이 책은 엄마에게 의존하는 아이들과 성급한 엄마들이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인 듯 하다.

아이는 책을 보며 슬기처럼 스스로 하는 일이 얼마나 큰 성취감을 주는지 알게 될 것이고,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얼마나 아이를 크게 성장시키는지 알게 될 것이다.

책속에는 저학년들을 위해 슬비의 이야기가 각 장마다 삽화로 엮어져 있다.

책을 읽으며 함께 보게 되는 삽화들이 코믹하고 표정들이 하나하나 살아있어서 즐거움을 더한다.

 지루해 하지 않으며 읽을 수 있는 책.

아직 한참 꿈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좋은 책이다.

슬비 이야기 중 다섯 번째 이야기라, 다음 이야기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아이도 나도 궁금해진다.

다음 이야기는 아마도 한뼘 생각이 자란 슬비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이도 엄마도 함께 아이의 꿈을 생각하는 책.

[나는 꿈이 많아]

아이의 꿈을 소중히 지켜나가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협력자로 엄마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꿈을 안고 떠오르는 슬비처럼 우리아이도 슬비의 모습을 닮아 씩씩하고 밝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N: 0px; COLOR: #000000; TEXT-INDENT: 0px; LINE-HEIGHT: 160%; FONT-FAMILY: '한컴바탕'; TEXT-ALIGN: justi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