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한 그림의 표지가 눈에 띄는 일기빵 베이커리.. 부제가 일기 잘 쓰는 비법이란다. 일기.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를 담아내는 일종의 자기 기록.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고 자신만의 일기를 가지게 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띤 숙제란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단어. 실제로 초등 3학년과 2학년인 조카들만 보아도 일기 쓰기는 즐거운 일이라기 보다 회피하고픈 지겨운 숙제일 때가 더 많아 보였다.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싫어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면 일기 쓰기를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수월히 해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인 경우 그야말로 지겨운 숙제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방학 동안의 일기의 경우 쉬이 밀리기도 하고 개학 며치 전날에 한 달치 일기를 모아 쓰는 일도 다반사. 여기 일기빵 베이커리 속 주인공인 초등학교 2학년 아조아 역시 후자에 속한다. 아조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일기가 무엇인지 좋은 일기와 나븐 일기의 진정한 차이점이 무엇인지, 또 일기를 쓰는 다양한 방법엔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무엇보다 놀랐던 점은 그리고 칭찬하고팠던 부분은 나조 모르게 술술 읽어질만큼 재미나고 코믹한 스토리 전개 속에 효과적으로 일기 잘 쓰는 방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일기 쓰기에 관한 책들이 조금은 딱딱한 이론서같이 느껴졌다면 그 정반대의 책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  

 

전체적인 스토리는 일기쓰기를 너무나 싫어하는 아조아가 방학동안 밀린 일기를 엉망으로 써서 제출해 왕나쁜일기가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대가로 30일 동안 일기를 써야 하는 아조아. 그런 아조아 앞에 나타난 초록이. 그리고 일기 요정 룰루. 과연 일기를 구워 빵으로 만들어 먹는 초록이의 정체는 뭘까? 그리고 아조아의 일기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아조아의 일기를 통해 상상일기, 관찰일기, 편지일기 등등 다양한 일기 쓰기의 형식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또래 친구와 같은 그것도 나와같이 일기 쓰기가 싫고 귀찮은 아조아의 일기가 예문으로 등장하기에 더욱 이해하기 쉽고 아이 스스로 본인의 일기에 적용하기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형식만 다양하다고 멋진 일기가 되기엔 2% 부족.. 필요한 건 대화글, 비유 표현 등 여러가지 표현을 활용하여 일기를 쓰는 것. 이 역시 아조아의 일기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몬스터가 될 뻔한 초록이를 구해낸 아조아와 친구들, 그리고 결국엔 '맛있는 일기빵'에 선정되는 영광까지.. 단 두 줄의 엉망진창 일기를 쓰던 아조아이지만 노력하고 연습하다 보면 멋진 일기 쓰기가 가능해진다는 스토리 라인이 이 글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듯 싶다. 무엇보다 일기 쓰기가 진정한 나를 찾는 시간이 된다는 사실을 알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맘에 들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일기가 아닌, 그리고 선생님께 검사를 받아야 하는 숙제가 아닌 나의 하루를 정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즐거운 일기 쓰기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성숙된 자신을 만들어 가고 부수적으로 문장력과 표현력도 키울 수 있을 테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 일기 쓰기가 너무 어렵고 지루한 아이들, 엄마~ 오늘은 뭘 써야 하지? 라고 매번 묻는 아이들에게 타박만 할 게 아니라 일기빵 베이커리로 초대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