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음악서적이나 여행서적을 뒤적이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런 것을 DVD로 보면 보기도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베이글을 곁들여 먹으며 음악과 영상 혹은 풍경과 영상을 한꺼번에 즐긴다는 낭만적인 생각에 빠지며, 나도 모르게 하나 둘씩 구입한 DVD 시리즈가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분들이 평을 해 주시듯, 솔직히 생각만큼 이런 DVD 시리즈가 질이 높지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DVD 초창기 시절과는 달리 HD 방송에다 고화질 3D TV까지 가정에 들어와 있는 상황. 솔직히 이제는 일반 DVD로 화질을 따지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시절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저 역시도 이 시리즈를 구입하면서 솔직히 화질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데다 애들 교육용으로 괜찮을 것 같기도 했고, 또 하도 할인을 많이 하길래 부담없이 샀을 뿐입니다.

 

그럼 중요한 것은 이제 화질을 제외한 퀄리티가 되겠는데요. 한번 살펴보죠.

 

1. 화 질

 

- 이 DVD 시리즈의 화질은 솔직히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뭐 완전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예상한 수준이라는게 제 생각이구요. 화질을 중요시하는 분들이 이 DVD를 본다면 울분을 터뜨릴 것도 같습니다.

 

- 하지만 저희 와이프나 애들도 화질 가지고는 뭐라 안하더군요. 음악 들을려고 산 거라 위안하면 화질은 넘어갈 수 있습니다.

 

2. 구 성

 

- 어찌보면 이 DVD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구성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초보자들, 특히 클래식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이 보기에는 꽤나 괜찮다고 봅니다. 일단 반드시 알아야 될 작곡가들은 모두가 망라되어 있습니다. 각 작곡가들의 곡들도 정말 알아야 될 필수곡들이 잘 선곡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커피 마시면서 한장 정도 보며 음악에 대해 얘기할 시간도 있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잘 활용하면 좋은 물건이 될 수 있겠더군요.

 

- 곡들이 나올 때 등장하는 화면 구성도 괜찮습니다. 근데 문제는 갑자기 작곡가에 대해 얘기하다 곡 설명이 등장하고, 시대적인 배경이 나오고 하니까 좀 산만한 구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명적인 것이 나래이터가 없다보니 자막만 볼 수 밖에 없어 좀 지루합니다.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음악 DVD여서 그렇다면 할 말은 없지만 EBS 다큐에 익숙해져 있는 입장에서는 꽤나 감점요인이라 생각되었습니다.

 

- 그리고 자막에 오타가 너무 많은 것도 전체적인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날림의 티가 역력하더군요. 좋은 구성을 이런 자질구레한 문제점들때문에 망친 느낌이 다소 있습니다.

 

3. 기 타

 

- DVD가 다 끝나면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이 DVD의 정체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바로 제작사가 중국(혹은 대만)이라는 것입니다. 제작자들의 이름을 보니 알 수 있겠더군요. 중국이라 해서 꼭 싫다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어떤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걸 수입해서 만들었다는 정보가 주어지지 않다보니 왠지 기분이 묘했습니다.

 

- 케이스는 상당히 퀄리티가 느껴지게 잘 만들었습니다. 응접실 책장에 넣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외부인이 왔을 때도 왠지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는 효과(ㅋㅋ)도 있어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이 정도 할인가격이라면 저는 구매해서 나쁠 것은 없는 컬랙션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단 화질 보다는 음악을 중시하고, 클래식을 알고 싶거나 가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합니다. 품질은 뛰어나지는 않지만 유명 작곡가들의 음악과 그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점을 분명 지니고 있는 DVD 시리즈입니다. 

클래식, 작곡가, DVD, 중국, 모짜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