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잘못이 없습니다!

 

정말 문제는 이러한 류의 내용이 영미권에서는 소설,영화,드라마 등으로 너무 많이 나온 유형이 아닌가 싶다는 것입니다. 작품의 재미는 무척 뛰어난데 왠지 차별화되는 맛이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아쉬운점입니다.

 

이 작품은 일단 소재가 무척이나 독창적입니다. 고어한 측면에서는 지금껏 나왔던 비슷한 유형의 소설 중에서도 TOP을 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자의 살갗을 벗겨 소설을 쓴다니... 이 정도되면 미치광이 중에서도 레전드 급이라 할 수 있겠네요.

 

소설 속의 액자소설을 담은 듯한 형식도 마음에 듭니다. 소설의 모방범죄를 다룬 소설. 소설 속에서 범죄를 풀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도 완전 독창적이진 않지만 꽤나 그럴 듯한 방식입니다. 원래 책 내용이 워낙 끔찍하다보니 책 내용대로 전개되는 사건이 다음엔 어떤 형태로 현실에 반영될 까 하는 묘한 기대감(?)이 생겨 책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역량있는 감독과 만나면 꽤나 눈길을 끄는 영화로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별이 다른 형사콤비도 그렇고 왠지 정상이 아닌 것 같은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쓸만하고, 모든 것이 평균 이상을 약간 상회하는 뛰어난 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옥의 티(사실 좀 많긴 합니다)가 곳곳에 있습니다. 우선 독자의 후두부를 강타할 충격이 없습니다.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하도많은 미치광이 연쇄살인마들과 잔인한 사건들을 접해서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강한 몰입도가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왠지 범인이라 느껴지는 사람이 생기고, 그 생각이 마지막에도 별로 틀리지 않았다는 작은 실망이 느껴졌습니다. 왠지 작품 속의 작품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비평이 정작 이 작품에도 어느정도는 대입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건을 떠나 경찰 내부 인물들의 긴장관계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였음에도 이 부분은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아 초반의 긴장감이 약간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분명 재미는 있는데 어떤 선을 넘어서진 못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스크립트, 독일, 함부르크, 쾰른, 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