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톨군이 두고두고 좋아하여 무한반복하는 책 한권을 소개합니다. 

우주 영웅이라는 판타지적 소재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용기와 사랑이라는 삶의 중요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더불어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요즘,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지요. 

진짜 영웅

せいぎのみかた ドラフラ星人の卷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48쪽 | 395g | 220*258mm

베틀북

일본어 원제보다 번역된 제목이 더욱 마음에 다가오는 그런 책이네요.  

까만 하늘에 수놓은 듯이 빛나는 별들.  

우주 저편의 '사랑하는 마음을 까맣게 잃어버린 어느별' 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별의 어느 여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별이라 그런지 더욱 황량해보이는 모습.

아이들이 들판에서 뛰놀다가 잠자리 같은 생물 한마리를 발견합니다.

아이들은 이 잠자리를 괴롭히려고 하죠. 이 때 한 아이가 잠자리를 친구 손에서 빼앗아 날려줍니다.

친구들이 영웅 흉내라도 내는 거냐며 잠자리를 놓아준 아이를 쥐어박고 발로 차지만 아이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살아난 잠자리가 하늘을 날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장난질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몇년이 지난 어느날.

그 별에 비행접시 하나가 나타납니다. 착륙한 비행접시에서 내린 것은 괴물처럼 생긴 외계인이네요.

나는 바라랑별에서 온 바라랑맨이라고 해.

외계인이 말해도 사람들에게는 그저 '바라랑 바~' 라는 소리로만 들립니다.

답답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외계인의 모습을 보며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이 별의 사람들은 웃으며 놀려댑니다.

오줌이 마려운가봐~ 저 모습 봐. 너무 웃기다.

머지않아 이 별에는 나쁜 외계인이 올거야. 빨리 도망가야 한다고!!

힘을 주어 외쳐보는 바라랑맨.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눈물까지 흘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깔깔대며 수근거리네요.

할 수 없이 손짓발짓 동원하여 잡아먹는 흉내를 내보지만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나쁜 이미지만 주고 맙니다.

그 때 하늘에서 나타난 스페셜맨. 흔히 보이는 영웅처럼 말끔하게 생긴데다 말까지 통하는 외계인이군요.

마치 이 별을 구하러 온 정의의 용사 같습니다. 스페셜맨은 외칩니다.

여러분 여기 쓰러져있는 녀석은 바라랑맨입니다.

조금 있으면 바라랑맨의 패거리가 여러분을 잡아먹으러 올 거예요.

빨리 도망가야해요.

어디로 도망가야할 지 당황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자신의 우주선마저 제공해주는 스페셜맨.

정말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친절한 영웅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서둘러 앞다퉈 스페셜맨의 비행접시로 다가가는 사람들.

그 때. 군침을 흘리던 스페셜맨은 슬슬 배가 고파오자 참지 못하고 사람 하나를 들어올려 꿀꺽 한입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바로 그 때............

비틀거리며 일어난 바라랑맨이 잡아먹히려는 사람들을 구해 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페셜맨을 응원합니다.

힘내요 스페셜맨! 물러가라 바라랑맨.

스페셜맨은 멋진 포즈로 손가락으로 빔을 쏩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바라랑맨은 빔을 피하지 않습니다.

바라랑맨은 몹시 아팠지만 절대 빔을 피하지 않습니다.

바라랑맨이 계속해서 빔을 맞고 있자, 사람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혹, 혹시 저 바라랑맨이 우리 때문에 빔을 맞고 있는게 아닐까?

그래 맞아. 바라랑맨이 우리를 살리려고 일부러 빔을 맞고 있는게 분명해!

그제야 사람들은 바라랑맨을 응원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진실을 깨달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바라랑맨을 응원합니다.

힘내요. 바라랑맨!

분하다. 저 녀석만 아니었으면 이 별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먹을 수 있었을텐데..

에너지를 다 써버려 빔을 더이상 쏠 수 없게 된 스페셜맨이 도망치며 외칩니다.

상처를 많이 입은 바라랑맨은 쓰러져 작아지고, 점점 작이지고, 작아지고.. 작아졌습니다.

작디작게 변해 버린 바라랑맨은 한 남자의 손바닥에 풀썩 내려앉았습니다.

이제.... 괜찮.....아.

바라랑맨은 이 말을 남긴 채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너는... 옛날의 그 잠자리.

그렇구나. 이번에는 네가 나를 구해 주러 왔던 거구나.

너야말로 영웅이야. 진짜 영웅.....

 어느 별, 여름이 끝나 갈 무렵에 있었던 일입니다.

머나 먼 별에서 온 멋진 우주인이 우리의 영웅일까요?
진짜 영웅은 우리 옆에 있을지 몰라요.
아니, 바로 당신의 마음 속에 진짜 영웅이 있는지도 모르지요.

- 저자 미야니시 타츠야로 부터.

:: 작가 소개 ::

미야니시 타츠야, 宮西達也(みやにし たつや)  (1956~)  작가 홈페이지 : http://www014.upp.so-net.ne.jp/tats-m/   미야니시 타츠야는 개성 넘치는 그림과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일본 그림책 작가이다.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나 일본대학 예술학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인형미술가, 그래픽디자이너를 거쳐 그림책 작가가 되었고, 개성이 넘치는 그림과 가슴에 오래 남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 녀석 맛있겠다], [개구리의 낮잠],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내일의 나는...] 등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아빠는 울트라맨], [돌아온 아빠는 울트라맨], [아빠는 울트라세븐]으로 '겐부치 그림책 마을' 대상과 비바 카라스 상을 받았다. 또한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걸]은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 대부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개구리, 늑대 등 유머러스하고 정감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늑대, 공룡 등은 강하고 무서운 존재이지만 따뜻하고 정이 많은 캐릭터들이다. 이런 캐릭터들이 탄생되기까지는 어릴 적 어머니가 읽어 주었던 그림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 어머니가 <아기돼지 세 마리>를 원서로 읽어 주셨는데 결말이 너무 끔찍했다. 아기 돼지들이 늑대를 솥에 넣어 삶아 먹는 장면에서는 돼지들의 심술궂은 표정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불쌍한 늑대' 라는 마음이 오래도록 자리 잡았다. 그래서 내 작품 속에서는 강한 캐릭터들도 늘 따뜻하고 상냥하다. " 미야니시 타츠야는 2남 2녀를 둔 아버지로, 아이들과 함께 캠프를 즐기고 종종 수업 참관까지 하는 열성 아빠이다. 또 인형극이나 동화 구연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의 작품에 큰 영감을 주었으며,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넌센스 같은 그림책도 밑바탕에는 상냥함과 따뜻함이 묻어 있으면 좋겠다. 그걸 바탕으로 부모와 아이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고, 또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 " 는 미야니시 타츠야는 재미난 이야기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아직도 열심히 연구중이다.   아이들은 솔직해서 그 작품이 마음에 들면 한바탕 웃는다.       참고자료 : 그림책, 세계의 작가들 / 시공주니어 http://cafe.naver.com/sigongjunior/88887   그리고 미야니시 타츠야의 일러스트에 대한 팬으로서의 귀여운 딴지 하나. 표지의 동물들은 왜 이리 비슷한가?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늑대, 돼지, 늑대, 여우...   아! 또 승냥이도 한마리 있군요.     돼지는 아무래도 코가 특징적이고 털이 없으니 구분이 쉽다고 해도 늑대와 여우와 승냥이는 모아보다보면 색깔로 구분해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