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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표적인 시인과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들어 낸 오래된 책을 하나 소개해봅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일종의 통과의례를 자랑스럽게 완수하는 모습에 대한 상징.

그리고 더불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잘 짜여진 구성에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이 덤으로 따라오는 책이죠.

부엉이와 보름달

존 쇤헤르 그림 / 제인 욜린 글

시공주니어

사실 독서지도에 대한 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론적으로 교육적 가치들을 이렇게 평가해놓곤 하더군요.

교육적 가치

① 누구든 가질 수 있는 어둠, 숲, 무서운 동물 등에 대한 두려움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② 주인공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③ 무서운 부엉이와 대면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학 텍스트 자료 평가 (1)

문학 텍스트 자료 평가 (2)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데에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또한 아빠와의 부엉이 구경을 떠난 주인공을 통해 아빠와의 유대감을 강화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잘 짜여진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부엉이를 만나기 전의 아이의 두려움과 만난 후의 기쁨, 성취감을 극적으로 대비하여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아이의 마음과 상황이 뚜렷한 이미지로 연상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코 밑에까지 끌어당긴 따뜻한 털 목도리가 입김에 젖어 축축했습니다. ") 또한 사람의 말은 " 이제 집에 가야지? " 라며 단 한마디가 나오고 나머지는 상황과 풍경묘사를 하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는 책 속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겨울의 풍경이 수채화처럼 펼쳐지고, 원근감을 살려 다양한 각도에서 그린 그림이 다채롭습니다.

출처 : 한국독서지도연구회 (www.readingclinic.or.kr)

사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위에 분석된 것처럼

책 속 아이에게 부엉이는 무서운 대상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책 속 맨 마지막 장의 '작품에 대하여' 에 언급되고 있는 상징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엉이 구경을 나가려면 자격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 이 통과의례를 치를 만큼은 컸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추위도 참을 수도 있고, 침묵할 줄도 알고

쉽게 실망하지도 않고, 용기도 있고, 인내도 있을 거라고 인정받았다.

이제 새로운 세계에 속할 수 있는, 새로운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제공된 것이다.

나는 깊은 밤의 고요함과 눈 속을 뚫고 아빠와 난 둘이서 부엉이를 만나러 숲으로 들어간다.

부엉이를 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말이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욱 견뎌 내기 어려운 추위와 무서움이 있었지만 무사히 의식을 치러 낸다.

이제 나는 전보다 더 성장하여 그 의식을 회상하고 있다.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던 그때를 회상하고 있다.

여기서의 통과의례는 가혹한 시련이 아니다.

바깥 세계로 향하는 문을 나서는 나에게,

반드시 풀어야하는 가치를 가족으로부터 전수받는 애정의 과정이다.

또 바깥 세계로부터의 보호라는 의식이고, 애정을 키우는 의식이고

소망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슴에 심은 의식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소망을 간직하게 해주는 의식이다.

부엉이로 대표되는 소망의 씨를 심는 의식이다.
숲 속에서, 눈 속에서, 보름달이 빛나는 밤에 아빠와 함께 부엉이를 만나고 나서

아빠에게 안겨 따뜻한 집으로 돌아오는 때에,

부엉이와 보름달과 하나가 되어 날아가는 소망을 가슴에 심는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