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정거장》은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경주하는 한 아이를 위해 수많은 시련과 고난 앞에서도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족에 관한 자전적 에세이다.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청년 데이빗. 종종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고 기분이 좋을 때면 상상의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보통사람보다 조금은 특별한 청년이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데이빗의 홀로서기를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수도 없이 겪는다.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데이빗의 어머니이자 저자인 글렌 핀란드가 《워싱턴 포스트 매거진》에 기고하였고, 이는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주인공 데이빗이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여름, 어머니와 함께 워싱턴 D.C의 전철에 탑승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의 부모는 데이빗이 혼자 전철을 타고 다닐 수만 있다면 직업도 갖고, 독립도 할 수 있을 것이며 결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보통 부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이미 데이빗보다 서른 살 이상 나이가 많은 부모는 지금처럼 아이를 돌봐 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데이빗은 혼자 사는 법을 알아야했고, 부모는 아이에게 혼자 사는 법을 가르쳐 줘야 했다. 그렇다고 아이를 억지로 떠밀어내고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모가 된 죄로 아이를 강력하게 끌어당기며 그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세상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하지만 선천적으로 자폐를 가진 데이빗이 세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가족 간에 틈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고 데이빗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는 어쩌면 어른의 문턱에 들어선, 남들과 조금 다른 한 젊은 청년과 그의 가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은 너무 가까이 있어 자주 잊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리고 독특한 유머와 따뜻한 이야기는 힘들고 지친 일상을 촉촉하게 적셔줄 단비가 되어 줄 것이다. 우리는 자폐라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이빗의 이야기를 통해 주변에 있는 수많은 데이빗을 이해하고 더불어 자신의 문제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