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가 양인자 동화집을 읽었다.

이 동화집에는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총 4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표제작 『껌 좀 떼지 뭐』

학교가 지저분한 이유는 아이들이 씹던 껌을 아무 데나 버리기 때문이고,

그래서 껌을 씹은 사람이 청소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해 놓고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교장 선생님께 껌을 씸다 딱 걸린 미나.

 

" 언제든, 학교 안에서 껌이나 사탕, 과자 같은 걸 먹고 있는 사람 두 명만 잡아 와.

그럼 이 수첩에서 네 이름을 지워 주마.

단, 그 전까지는 매일 아침 일찍 니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해! "  -18p

 

봉사 활동으로 포장된 벌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나도 규칙을 어긴

저학년 아이들을 붙잡았지만  울어서 놓아 줄 수밖에 없었다.

미나는 생각한다.

이러다가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모두 봉사 활동을 하며 서로 잡고 잡아야 할지 모른다고......

이런 걸, 계속해야 하는 걸까?하고

그래서 미나는 6학년이 끝날 때까지 계속 청소를 하게 되더라도

절대 아무도 잡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껌 좀 떼지 뭐』 이야기의 끝은 교장 선생님의 뒤통수를 탁 내리친다.

미나반 친구들이 모두 교장 선생님 앞에서 보란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껌을 씹고 있다.

 붉으락푸르락, 팔팔 끓고 있는 용암 같은 얼굴이 된 교장 선생님 앞에서 미나가 말한다.

" 껌은 유지에 싸서 버리고, 수업 시간에는 뱉어라! "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고 하듯,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지혜로울 때가 있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세상을  맑은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꼬집어 내는 것 같다.

아이들의 세계에서 느끼는 소소한 깨달음과 고단한 아이들의 일상도 함께 보여 주는

 『껌 좀 떼지 뭐』 동화집에 실린 또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할 이야기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무만져 주는 따뜻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