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큰 키, 거대한 머리에 툭 튀어나온 이마, 꿰매어 붙인 것 같은 섬뜩한 피부, 누런 바탕에 시뻘건 핏줄이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눈. 

그런데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이 끔찍한 형상의 괴물을 창조한 사람의 이름이고, 괴물은 이름이 없다.

 

" 아버지, 오만한 저를 용서하세요. 아, 시간을 될돌릴 수만 있다면! "

"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자기 존재가 허락하는 것보다 더 위대해지려고 갈망하는 자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   -48p

 

생면의 탄생과 죽음의 원리를 알아내 새로운 생명체의 창조자가 되겠다는 야망에 휩싸인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는 창조물을 만들 재료를 구하느라 밤마다 묘지와 도살장, 시체 보관소를 드나들며 재료를 모아 조화로운 외모가 되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여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만든 창조물의 흉한 모습을 마주하자 그를 증오하고 회피해 버린다.

그렇게버려진 괴물은 무방비 상태로 세상에 나타난다. 흉한 모습 때문에 괴물 취급받고 돌팔매질에 몸둥이세레까지 받으며  생명을 이어가던 괴물은 어느 허름한 집의 축사에 숨어 살며 단란한 가족을 몰래 도와주고, 그 가족을 보면서 인가의 말과 언어를 배워간다.

외로움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었던 괴물은 가족에게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나 .....

 

괴물은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동정심 없는 인간들을 향해, 아무 죄 없는 자신에게 이처럼 고통스런 운명을 선사한 사악한 창조자를 향해.   -89p

 
괴물은 점점 더 인간에 대한 증오와 미움을 키우며 자신을 만든 빅터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프랑켄슈타인의 가족을 조금씩 파괴해나간다. 프랑켄슈타인을 만난 자리에서 괴물은 자신과 똑같은 ‘이성’의 존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에 분노가 폭발한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결혼식 날 그의 신부를 죽이고, 그 뒤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뒤를 쫓지만...... 결국 죽음을 맞는다.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뒤 괴물은 그를 찾아와 눈물을 흘린 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메리 셜리의 원작 소설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다. 

오늘 읽은 『프랑켄슈타인과 철학 좀 하는 괴물』 이 책은 메리 셜리의 원작 소설에 더하여 철학자 플라톤이 등장한다. 마치 책 속의 책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을 주었던,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읽은 프랑켄슈타인 이랄까?

아르케, 이데라론......등 심오한 철학 이야기에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플라톤과 괴물의, 플라톤과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철학 이야기가 조금씩 메리 셜리의 원작 소설과 맞추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흥미로우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나는 누구인가?' , '인간이란 무엇인가?' , '진정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는 던져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