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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나의 생각)-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하라,

저들이 너희에게서 기대한 적 없는 노래를 불러라!

편안하게 살 생각 말아, 이놈의 세상 원동기 속에서

기름이 아니라 모래가 되어라!

-귄터 아이히

그녀에게서는...... 야릇한 냄새가 났다. 뭐라고 애기하기 어려운 냄새, 어디선가 꼭 맡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냄새, 하지만 정확히 어떤 냄새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냄새, 뭔가 슬픔과 고통, 외로움을 동반한 냄새...... 그것이 정말 냄새인지 아니면 느낌일 뿐인지 자신 있게 단언하기 어려운, 무슨 냄새 같은 것. 위기의 냄새, 불온한 냄새, 위험한 냄새, 자포의 냄새.....그건 것. p14~15

(감각을 딱 5개 뿐이라면 사람은 몇 종류 되지 않을 것이다. 느낌이라는 것이 더해져서 더 많은 감각을 가지게 된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

더구나 나는 무슨 주의자가 아니다. 무슨 주의자라는 게 되기 싫다. 나는 그저 사람이면 족하다. 사람으로서 충분하다. 사람으로서 족 할 수 없고 사람으로서 족하여 살 수 없는 사회는 좋지 못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직 자유스럽게, 권력에도 욕망에도 굴복하지 않으면서, 권력 근처에는 아예 접근조차 하지 않으면서,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나 스스로 욕망을 조롱하면서, 조용히,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가능하면 재미있게 살고 싶을 뿐이다. 직장을 때려치운 것도 그 때문이었다. 소로는 말했다. "나는 삶을 깊이 있게 살아보고 싶었고, 삶의 정수를 끝까지 마시고 싶었고, 삶이 아닌 것은 모두 없애버리기 위해 강하고 엄격하게 살고 싶었다." p50

('나 스스로 욕망을 조롱하면서, 조용히,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가능하면 재미있게 살고 싶다 '... 이부분이 너무너무 공감이 간다... 삶이 아닌 것을 구분하자...)

"해커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기로 하죠. 모든 프로그램에는 문이 달려 있어요. 모든 방에 문이 달려 있는 것처럼. 문이 없는 방이 있다면 그게 방으로서는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로 문이 없는 프로그램 역시 무용지물입니다. 프로그램 장사꾼들은 문을 만들고 거기 자물통을 채워요. 열쇠는 자기네들이 간직하구요. 돈을 내고 프로그램을 사는 사람한테만 그 열쇠를 나눠주는 겁니다. 나나 준성이 같은 놈들은 그 열쇠를 복제하거나 새로 만들어내서 사람들에게 무료로, 그럼요, 무료로 나눠주는 거구요. 그게 유포되면 당연히 프로그램 판매량은 줄어들고, 그러면 프로그램 장사꾼들은 같은 상품을 문도 바꾸고, 자물통과 열쇠도 바꿔서 또 시장에 내놔요. 신 버전이니 업그레이드 버전이니 하는 헛소리를 곁들여서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업그레이드는 시늉뿐이고 문과 자물통만 바꾼겁니다. 그러면 우리들도 그 새로운 자물통에 맞는 열쇠를 재빨리 만들어서 배포하지요."p52~53

(아...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기막힌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해커에 생소한 사람은 단번에 이해되지 않을까??? 난 쉽고 정확한 풀이가 너무 좋다. ㅋㅋ)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바로 그거예요. 우린 지 주머니에 돈을 잔뜩 쑤쎠 넣고 그걸 자랑하는 것에 인생을 걸고 사는 놈들을 보면 일단 창자가 뒤틀리거든요. 속이 느글거려요. 코에서 단내가 나면서 기분이 나빠지면서 울렁증이 생기면서 배아지가 뒤틀리기 시작하면서 손발이 배배 꼬이면서 구역질이 나면서 입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욕설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면서.... 살맛이 안 나죠, 한마디로" p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겸손을 아는가???)

누군가 남들을 위해 참 좋은 일 많이 한다고 격려라도 하면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겁니다. 내가 사는 세상이니까요. 세상이라는 게 내 옷 같은 거 아닙니까. 조금이라도 세탁해서 입어야지요.p56~57

('조금이라도 세탁해서 입어야죠.' 이말에 너무 감동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게 무의미하고 다시 더러워진다는 걸 안다고 하더라도 자기만족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행복에 가깝기 때문에 해야한다.)

예수는 다섯 개의 전병과 한 마리의 생선밖에 없었으나 수천 명을 나눠 먹였다. 오늘날에는 다섯 개의 전병이나 한 마리 생선 따위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교회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공장에서는 빵이 넘쳐나고 양식장에서는 생선이 썩어나가니까.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버리고 묻고 갈아 없애고 태워 없애야 할 지경이니까. 그 많은 것을 나눠 먹을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하물며 나눠 먹어서는 이익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이란 모름지기 즐겁게 돈을 벌고 즐겁게 소비하고 즐겁게 빚을 지고 즐겁게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혹은 즐겁게 농약을 마시거나 목을 매다는 것이다..... 즐겁지 않다고? 상관 없다. 세상에는 언제나 낙오자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들과는 상관없이 세상은 생산과 소비의 무한궤도를 신나게 굴리고 또 굴리지 않는가. 어디를 향하여?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상관치 않는다. 그저 즐겁게 굴리면 그만이고, 그사이 이익이 생기기만 하면 그만이다.149

(필요에 의한 생산과 소비가 아니다. 지금 사회는 지나친 생산으로 지구와 사람들의 소비습관을 망친다. 필요하지 않은데 구입하는 것도 문제다. 가치를 따지는 소비가 팽배해지고 과열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값으로 매긴다. )

사람들이 누구나 원하는 것. 행복, 즐거움, 자신감, 안정감, 편안함, 그런 것. 그것이 준성의 대답이었다. 싱겁고 애매했다. 준성은 고개를 저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돈도 사랑도 자기 성취도.... 모두 바로 그것, 행복과 안정, 자신감, 그런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일 따름이다. p245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 즐거움, 자신감, 안정감, 편안함....)

그거 알아? 형 지금 괴물 같아. p340

(그래... 나도 괴물이다...)

준성 같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을 나는 끝까지 지키지 못했는데.... 나는 사랑 받는 쪽 보다는 온전히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그랬던 내가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말에 수긍해 버렸다.

하지만 책속의 준성의 사랑은 너무나도 온전하다... 끝까지 영원 할 것 같다.

진이도 그 넘치는 사랑 덕분에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된다. 무엇을 정말 원하는 것인지 알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은 진이가 되고 싶었다... 그런 사랑을 받는 사람....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까.. 괴물이 되어버린 나는...

사실은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 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괴물같다는 걸 알게 되자... 너무 눈물이 났다...

준성의 말처럼... 준성과 진이 빼고는 모두 괴물이라고 단정 짓듯...

나조차도 괴물이고 괴물들과 살아간다. 스스로 빠져 버렸다...

다시 다시 한번 바뀔 수 있을까?

정말 더 없는 사랑을 주고 싶다. 단언컨데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게 이렇게 해주는 사람은 당신 뿐 이라는..."

책에 너무 빠져 들었다..

시간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내가 잠시잠깐 현실을 잊었다.

문장력이 무척 좋으신 것 같다... 최인석 작가님의 책을 앞으로도 더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표현 할 수 없는 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묘하고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 최인석 작가님의 다른 글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