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프면 울 수도 없는 것일까?

전에 직장을 다닐 때 하루가 멀다하고 공연에 초대를 해 주었던,

그래서 공연 예술에 눈을 뜨게 해 준 직원이 초대해 주어서 보게 된 공연입니다.

회사를 떠나서도 공연을 챙겨주는 녀석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할지....

어린이 대공원 유니버설 아트센터는 제가 처음 뮤지컬 '진짜 진짜 좋아해'를 보았던 곳 입니다.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 공연을 통해서 뮤지컬의 재미를 알게 되었는데..

주변에 있는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나날이 문화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공연 팜플렛과 입장권 인증 샷 하나 찍어 보았습니다.

급작스레 초대 받아 카메라를 준비 못 해 화질이 좀 불량합니다. ㅎㅎ

오늘의 캐스팅입니다.

송화 役 - 차지연 / 동호 役 - 김다현 / 유봉 役 - 서범석

동호 엄마 役 - 정영주 / 미니 役 - 문혜원 / 매니저 役 - 심정완

 

참고로 커튼콜 촬영 가능합니다. ㅋㅋㅋㅋ

 

익히 알다시피 서편제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창준 작가님의 유명한 소설입니다.

1993년 소설을 임권택 대 감독님이 영화화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년이 지난 오늘 또 다른 장르, 뮤지컬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작품을 다른 장르로 새롭게 각색한다는 게

유명세를 타고 동반 상승할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호되게 욕만 먹게 되는 위험성을 수반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내용에 시놉시스를 쓰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에 생략하겠습니다.

역시 카메라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관계로 사진이 영 엉망입니다. ㅠㅠ

마지막 장면, 송화의 심청가에 장단을 맞추는 동호의 모습입니다.

 

너무 슬프면 울 수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경험하지 못한 슬픔에 동조할 수 없는 것일까요?

소리에는 한(恨)이 필수적이라며 한(恨)이 쌓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아버지. 결국 그로 인해 본인도 파멸의 길로 갔건만

사랑하는 딸에게도 그 길을 걷게 하는 아버지의 비정함.

 

마지막 심청가를 토해내는 모습을 숨 죽여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움이 저도 모르게 복받쳐 올랐습니다.

열창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에 주르르 흘러 내리는 콧물은 방치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한의 피를 쏟아내는 열창에 주변은 너무도 고요했습니다.

눈물을 잘 흘리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눈물은 눈가를 맴 돌 뿐

눈밖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등에서 땀이 흐르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이 온 몸을 감 싸고 있었습니다.

먹먹한 가슴. 그리고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응어리.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가슴을 쳐도 쳐도 그 답답함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전에는 공연을 보면 카타르시스의 희열이 있었는데

이 공연은 전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가슴에 뭔가가 남아 있고 그것을 풀어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 준 공연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정체가 무엇인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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