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이신의 고양이들

2005년에 나온 책으로 정세영 작가가 에스파냐 알바이신에서 지내면서 느낀 이야기와 고양이 및 풍경 사진들을 묶은 책인데 2005년에 나온 책 임에도 북디자인이 느낌있게 잘 되어있다.

노란색 형광색으로 뒤덮힌 감각있는 사진이나 가느다란 펜으로 그린 풍경 그림들, 쨘한 느낌이 드는 고양이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뭐랄까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ㅎㅎ
경제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심적으로는 무척 여유있어 보여서 부럽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다.

특히나 알바이신의 이국적인 골목골목 마다 돌아다니는 고양이 사진들은 우리나라 길고양이와도 무척 닮은 느낌이라 짠하면서도 너무 귀엽다.
좁은 골목골목들 틈에서 아련히 뒤통수만 보이고 있는 고양이들의 무리나,  무너질 것 같은 지붕위에서 구루밍을 하고 있는 고양이들, 쓰러질 것 같은 외벽들 틈에서 귀엽게 빼꼼 내밀고 있는 아기고양이들은 깨끗하지 않고 꼬질꼬질하기만 한데 그런 점들이 이국의 고양이들임에도 남처럼 느껴지지가 않는다.

사진 마다마다 뭔가 사연이나 이야기가 있어보이는 것들이라 한장 한장 쉽게 넘겨지지가 않는다. 
알바이신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최신 여행기록도 아니고 딱히 여행서로써의 장점은 없는 편이지만 그 나라 특유의 감성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에세이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거기에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무척 마음에 들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