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러운 표지그림이 서둘러 책장을 펼치게 하는 책이다. 10살 딸아이가 서둘러 읽고나서는 하는 말이 '바로 내 얘기야~'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침 추석연휴여서 챙겨간 책을 추석음식 장만을 앞두고 읽으며 천방지축(天方地軸), 생각과 동시에 몸으로 맘껏 실천하는 애나의 이야기에 긴장감을 풀풀~ 털어버렸다.

화자인 리지는 겁도 많고 소심한 소녀. 그녀가 들려주는 사촌 애나의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질투가 살짝 엿보이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맘껏 자유로운 나라 '호주'에서 사는 애나. 그 막연한 자유로움을 맘껏 누리는 것같은 애나의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말썽과 소동은 어느덧 열 살 딸아이를 키우는 나의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동심(童心)을 일깨우는 것같았다.

 

비오는 날 집안의 우산은 물론이고 손님들의 우산까지 몽땅 챙겨 놀이터로 소풍을 떠나는 애나와 그에 기꺼이 동참한 리지와 동생 해리엇의 '비 오는 날의 소풍'은 나도 한 번 해보고픈 욕구가 마구 일었다.

 

리지의 방문짝을 타고 놀던 애나가 자신과 똑같다며 은근히 동질감을 내비치던 딸아이도 아마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맘껏 자유로운 천방지축 애나를 보며 어린시절을 이렇게 자유롭게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며 자신의 생각대로 마음대로 맘껏 해볼 수 있는 애나는 바로 모든 아이들이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책을 읽는 내내 즐거울 수 있었던 또 한 가지는 바로 리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이 바로 우리 작가가 그린 그림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원작은 그림이 없다는 말인가???

이렇게 재미난 그림이 없었다면 좀 심심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