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아저씨의 사진첩이라고 하기에 실제 사진이 담겨있으리라 기대하며 바삐 펼쳐본 책에는 이야기의 구성에 따라 펼쳐지는 그림사진이 실려있었다. 내심 실망감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그림이 주는 편안함에 곧 빠져들었다.

공립학교의 수위로 일하는 엘리엇 아저씨의 남 모르는 비밀은 바로 글자를 모른다는 것. 여태 글자를 모르는 불편함속에서도 그때그때의 위기를 넘기며 살아온 엘리엇 아저씨는 글자를 몰라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데릭의 모습을 보며, 저녁마다 책을 읽어달라는 손녀딸 젬마의 갈색 눈을 보며 글자를 모르는 자신을 숨기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자신이 몹시 비겁하다 생각한다.

마침내 글자를 배우기로 결심한 엘리엇 아저씨. 마음속에서부터 밀려드는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쉽게 용기가 나지 않지만, 마침내는 한 자 한 자 보이기 시작하는 글자들에 용기가 솟기시작하고 자신의 글자 배우기를 과감히 공개한다.

엘리엇 아저씨의 뒤늦은 글자 배우기보다 더 용기있는 것은 비록 남보다 늦을지라도 또 다른 사람들처럼 배우는 것이 쉽지 않더라도 배움의 기회를 헛되이 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고, 자신의 공개하고 싶지 않은 비밀(?)을 떳떳하게 밝힌 것이다.

우리는 때로 학교에서만, 학생시절에만 배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면 그 이후로는 배움의 기회가 없다고 포기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마음 한구석엔 언제나 배움에 대한 간절함을 품고서도 말이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배움은 배움의 시작일 뿐이다. 진정한 배움은 바로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엘리엇 아저씨의 행복한 사진첩을 통해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