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은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김애란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물론 소문은 참 많이 들었지만, 이상문학상 소식에 이끌려 책을 구입하고 더디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는 참 가볍고 낭만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섬세하고 여리며 희귀한 '조로증'을 앓고 있는 17세 소년이 자신과 같은 나이에 자신을 탄생시킨 부모의 삶을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언어'로 조명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조로증으로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늙고 그 노화정도에 따라 아픈 '한아름'은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낸다. 관절염은 기본이고 나중에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아프지만, 세상을 이해하려고 성숙한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아름이는 다른 친구처럼 실패도 하면서 자라고 싶은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기적과도 같다. 세 살 때 열병처럼 나타난 것이 조로증의 시작이었다. 아무리 철없는 십대 부부의 소산이라지만, 결실의 기쁨도 잠시 집안이 쓰나미처럼 무너져간다. 운명과 같은 만남 사이로 특별한 꿈도 없이 생계를 이어가면서 아리따운 젊은 날의 모습은 사그라지고 악바리로 살아온 흔적만 손에 남은 부모를 보면서 아름이는 밝게, 아니 밝으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부모를 위해 부모가 자신을 탄생시키는 상황을 열심히 듣고 소설로 남겼다. 그 부록이 앞의 내용과 반전되도록, 또 순수하게만 느꼈던 한아름을 다시 보게 되도록 야한 느낌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작가 역시도 이 소설이 지금껏 쓴 작품 중에서 가장 야하다고 한다. 뒷이야기가 좀 놀랍기는 했다.

  치료비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다가 방송을 타고 후원금을 얻는데, 그 과정에서 아름이의 활약이 그 아이의 진가를 보여주면서도 아렸다. 더군다나 아름이를 이용한 사람에 이르러서는 찾아가서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픈 아이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 이순간에 건강하고 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고 성숙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이니까, 더이상 투정하지 말라고. 누군가에게 주어지지 않은 행복을 낭비하지 말라고. 그렇게 아름이가 곁에서 훈계(?)하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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