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는 변호사의 신분으로 소송사건을 맡아 기차를 타고 가던 도중 마리츠버그의 작은 역에서 유색인종이 1등칸에 탔다는 이유로 플랫폼에 내던져지게 됩니다.

간디는 마리츠버그역에서 억압과 차별을 받는 인도인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마리츠버그 역에서 지낸 하룻밤 때문에 시시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바뀌게 됩니다.

 

간디에게 마리츠버그역에서의 사건이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 루쉰에게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늘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는 어느 작은 사건이 있습니다.

 

『아Q정전』과 『광인일기』로 유명한 루쉰은 중국을 대표하는 문학가이자 사상가입니다.

 

 

루쉰은 북풍이 사납게 불던 날 인력거를 타고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섭니다.

목적지에 거의 다 다다랐을때 인력거 채에 걸려 한 할머니가 천천히 넘어졌습니다.

루쉰이 보기에 그 할머니는 인력거에 부딪히지도 않았고, 다치지도 않았는데 엄살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루쉰은 보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인력거꾼이 쓸데없는 일로 가는 길을 멈추는 것이 몹시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냥 가자고 재촉하는데, 인력거꾼은 할머니를 일으켜 세워 부축한 채 천천히 근처 파출소로 걸어가는 것이었어요.

그 때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온통 먼지투성이인 인력거꾼의 뒷모습니 눈 깜짝할 사이에 커지더니, 그가 걸어갈수록 점점 더 커졌습니다.

인력거꾼의 모습은 마침내 루쉰의 외투 속에 감추어진 "왜소함"을 들추어내려 했습니다.

루쉰은 인력거꾼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뉘우칩니다.

 

[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늘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고통을 참고 견디며, 내 자신에 대해 돌아보려고 노력합니다.

어는 때는 전보다 더 또렷해지면서, 나를 부끄럽게 만들고, 새로운 사람이 되라고 재촉하고, 또한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줍니다. ]

 

어느 작은 사건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을 늘 기억하며  진정한 인간성을 회복한 루쉰이 대단합니다.

 

 

또한 이 책은 그림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세계적인 ‘왁스 페인팅’ 대가 이담이 그린 그림입니다.

생소한 왁스 페인팅의 그림을 만나볼수 있고, 인력거꾼의 따뜻한 마음을 빛처럼 따라가면 작업했다고 한 화가의 마음을 느껴볼수 있습니다.

 

이 책을 만난 사건이 우리아이에게 <어느 작은 사건>이 될수 도 있겠습니다.

루쉰을 만난 것, 이담의 그림을 만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