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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게 있어 목소리는 보물 1호, 좀 더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목숨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다른 가수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인정받고 있는 가수라면 목소리가 그 이상의 가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을 터.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가수 박혜경(34)에게 있어서 목소리는 어떤 의미일까? 특별히 미모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쭉쭉 빵빵’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지만 소름끼치는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여자 솔로 가수가 10년간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하겠다. 천생 가수일 수밖에 없는 박혜경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년만의 컴백인데 정규앨범이 아닌 스페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한 이유는

정규 앨범을 준비하다가 너무 늦어졌다. 준비를 많이 하다보니 너무 오래 활동을 하지 않게 됐고 팬들을 기다리게만 하는 것 같아 처음으로 스페셜 앨범을 내게 됐다. 또 이번 앨범은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해서 내는 첫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내 앨범을 재해석하는 작업도 언젠가는 할 테지만 데뷔 때부터 다른 가수의 이런 노래는 내가 꼭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게 지금인 것이다. 특별한 의미부여라기 보다는 가수니까 동기부여 없이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작업을 지금 하게 됐다. 정규 7집 앨범은 가을쯤에 발매될 것 같다

자기 목소리로 재해석해서 부르는 과정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게 더 어렵다. 워낙 쟁쟁한 사람들이 불렀던 곡들이라서 내가 부른 곡의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됐다. 다행이도 사람들이 색다르다고 그러시더라. 그런 의도도 있었던 것 같다. 어찌됐든 남자노래를 여자가 부르는 것도 특이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내가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만족한다.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를 타이틀곡으로 이유는
가장 익숙한 노래인 것 같다. 받아들이기도 가장 편안하고 노랫말도 대중적이고 많은 세대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가사가 강하지 않고 소프트하며 그렇다고 해서 어렵게 은유적이지도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쉬운 노래인 것 같아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여자 솔로가수로 10년간 활동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주위 분들이 1980, 90년대를 지낸 여성분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고 말씀해주셨다. 많은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각별한 기억을 되살려주고 해소시켜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다. 특별히 예쁘다거나 세련된 것이 아니라 단지 목소리에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창법은 아닌데 천생가수일 수밖에 없다는 그런 생각, 그런 점이 단점일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는데 다행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젊음과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은
체구가 작은 게 좋은 것 같다. 운동은 잘 안하는데 피부관리에는 신경을 쓰고 아무래도 옷 스타일도 직장인들처럼 정장을 안 입으니까 더 어려보이는 것 같다. 화장도 옛날이 오히려 더 진하고 부자연스러워서 지금이 더 어려보인다고 보시는 것 같다.

결혼할 시기가 지났는데 언제쯤 할 생각인가 어느 날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그런지 쓸쓸해져서 백지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의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아침에 읽어보니 거의 장편의 시를 써놓았더라(웃음). 가끔 울기도 한다. 현재 여러 명을 보고는 있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활동계획은
앞으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을 비롯해서 다른 때보다 오락프로그램에도 좀 출연하게 될 것 같다. 4월 말에는 서강대 메리홀에서 단독콘서트도 열 계획이고 정규앨범은 9월쯤 나오게 될 듯싶다. 현재 곡 수집은 끝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