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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의 성공 스토리는 정말 서태지와 보아, 문근영을 뒤섞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2004년 초 일본 진출을 위해 고등학교를 휴학한 윤하는 한국 소속사 매니저와 단둘이 도쿄로 건너가 그해 9월 첫 싱글을 발표했다. 음악을 위해 아쉽지만 학창 생활은 포기했다.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탄 윤하는 이듬해 10월엔 첫 번째 앨범 [Go! Younha]를 내놓았고, ’오리콘의 혜성’ 혹은 무명 신인이 되어 2006년 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 결과는 2007년 한해 동안 우리가 지켜본 그대로다. 만 스물이 되기도 전에 두 장의 데뷔 앨범과 한 장의 ’쩜오집’을 발표한 윤하는 이제 막 20대에 접어들었고 현재 일본에서 두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이다.

만 스무 살을 두 달 가량 앞둔 윤하와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전화로 만났다. 국내 활동을 마치고 다시 1년 반 만에 일본으로 돌아간 윤하는 제2의 고향을 다시 찾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도쿄 오기 전에 이틀 치 메뉴를 미리 정했어요. 늘 가던 곳이 있거든요. 초밥, 우동, 피자.... 막 일본에 와선 한국관광 친선대사 자격으로 ’요코소! 재팬 위크 2008’에 참석했어요. 평소에는 일정이 한가한 편이라 라이브 하우스에 자주 갔고요. 제가 좋아하는 밴드인 큔(Cune)의 베이시스트가 세션으로 참가하는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같은 소속사 (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친구들도 만났죠. 제 한국 앨범을 들려주니 신기해하던데요."

윤하는 먼저 일본에서 3월쯤 히트 싱글들을 모은 편집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신곡도 세 곡 포함된다. 공식적인 활동을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두 번째 앨범을 내놓을 계획이라 슬슬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 활동은 아직 구체적으로 잡혀 있지 않지만 꼭 한 번 단독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계속 안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 만 스물이 안 되어 라이브 바에 출입할 수 없지만 두어 달만 지나면 이것도 가능해진다. 두 나라에서 정식으로 성인이 되는 것이다. 10대 중반 열정과 뚝심 하나로 자신만의 신화를 이룩한 윤하는 이젠 10대의 찬란한 터널을 지나 20대에 접어들고 있다.

20대의 문턱을 막 밟은 윤하가 10대 시절을 열광케 했던 다섯 장의 앨범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다.

음악을 향한 무한한 열정, 윤하의 제 2막을 기대하며

에이브릴 라빈에서 벤 폴즈, 휘성, 동경사변 그리고 핑크까지 윤하의 10대는 풋풋한 청춘의 혈기와 음악에 대한 무한한 열정, 피아노와 록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수렴된다. 연예기획사들의 문을 두드리며 가수를 꿈꿨을 때 윤하는 음악으로 소통한다는 것보다 연예인이 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졌다. 10대 초반의 소녀에겐 당연한 일이다.

어느새 윤하에게는 숫자 ’1’보다 ’2’가 더 친근해졌다. 스무 살이 되어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는 사이 윤하에게 ’소녀’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건 어색한 일이 돼버렸다. 처음에는 단지 스타가 되고 싶었고 가수가 된 다음에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윤하는 이젠 소녀처럼 거창한 꿈을 꾸지는 않는다. 앨범보다 공연이 더 중요하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다는 걸 느끼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한층 성숙한 음악, 인간적으로 어른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윤하의 제 2막을 기다리는 건 그래서 더욱 기분 좋은 설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