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끝이 없다, 7번 읽기 공부법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공부법은 단순하다. 말그대로 7번 읽는 것! 어려운 책이라도 7번 읽다보면 내용이 이해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한 방법이라, 이게 정말 통할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학창시절 나는 언어영역, 그러니까 국어에 강한 편이었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이 공부비법을 묻곤 했다. 하지만 대답해 줄 수가 없었다. 특별한 공부비법이라고 할만한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국어를 잘할 수 있었던 것은 '7번 읽기 공부법'과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참 좋아했었다. 자연스레 속독을 하게 되었고, 텍스트를 읽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언어영역을 공부하기 위해 샀던 각종 문제집들에 있는 지문을 읽고는 전체 줄거리가 궁금해져 따로 책을 찾아 읽기까지 하는 정도였다. 심지어 시나리오를 찾아 읽은 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유명한 작품의 경우 반복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가, 새로운 지문을 찾기 위해 다양한 문제집을 사서 풀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읽는 능력과 독해 능력이 향상되었던 것이 아닐까. 같은 이유에서 사회 영역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역사 분야는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그런 경험을 떠올리고 나니, 이 책을 좀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좀더 체계적인 관점으로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책에서는 저자 야마구치 마유가 입시공부 시절, 대학 시절, 국가고시 준비시절, 사회생활 시절을 겪으면서 상황에 맞춰 공부 방법을 적용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특히 공부방법에 대해서는 앞쪽에 비교적 잘 설명되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영어와 수학 공부방법을 더 주목해서 보게 되었다.
영어 공부의 경우, 목적에 따라 공부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7번 읽기가 아니라 7번 문제집 풀기, 7번 쓰기 등으로 다양한 문장과 문제들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었다. 수학 역시 7번 풀기를 제안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모범답안과 매뉴얼을 체득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둘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7번 읽기 과정에서 각각 몇 번째 읽는가에 따른 핵심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는 데, 참 체계적인 공부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읽는 것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만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7번 읽기 뿐 아니라 쓰기 공부법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읽기가 먼저고 쓰기 공부법은 좀더 뇌에 각인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여기서 사례로 이야기한 것 중 회의나 미팅에서 메모하는 버릇에 관한 것이 흥미로웠다.
메모를 하는 효과는 나중에 다시 확인하려는 목적보다는 손을 움직여 내용을 뇌에 각인시키는 데 있다. (p.86)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메모를 깔끔하게 해서 내용을 나중에 다시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당시에 머릿속에 더욱 선명히 기억하기 위해 메모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사실 이 책은 에세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저자의 ㄱㅇ험을 토대로 확립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많은 자기게발 서적들이 그런 형식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은 공부 방법 소개에 치중했다는 느낌이 덜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특히 뒷부분의 사회생활 속의 공부는 일상과 깊이 연관되어 있어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뒷부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출력형 인간과 입력형 인간에 대한 내용이었다.
출력형 인간은 말하기와 쓰기에 소질이 있다. 회의에서 돋보이는 의견을 제시하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응수하며,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단시간에 만들어낸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단연 활약한다. 반면에 입력형 인간은 듣기와 읽기에 적합해서 정보의 내요을 전체상에서 세부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머릿속에 넣고 기억해두는 유형이다. (p.204)
스스로 어떤 유형의 인간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독자들이 어떤 유형인지 알아서 그 유형의 장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성을 느끼게 했던 부분이었다.

계속 공부가 이어졌던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정말 공부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좀더 나은 삶, 이상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계속 그 분야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저자는 마지막 내용에서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워나갈 것을 말하며, 공부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모르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 우리들은 '모름과 앎' 사이의 벽을 넘는 수단, 즉 배우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는 대단한 것이든 하찮은 것이든 우리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부여해준다. (p.224)

결국 이 책을 좀더 공부를 쉽게 하고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책이었다. 동시에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심어준 책이기도 했다. 삶은 결국 끝없는 공부로 이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나중에 또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번 씩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러다보면 이 책도 7번 읽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