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최고의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랜덤하우스
2008


* * *
 

호날두의 자서전이라고?
랜덤하우스에서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신간에 대해 이야기해줬더니, 평소 축구에 관심이 많던 지인이 나에게 되물었다. 호날두의 자서전? 자서전을 벌써 낸 거냐며,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듣고보니, 이 부분은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잘 읽고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남동생에게 선물만 하려 했었는데 정말이지 내 또래의 이 남자 자서전을 낸 것이다.

사실 나는 호날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남자들이 하는 축구 이야기에 그럭저럭 관심을 보이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에 반짝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의 이름을 읊자면 몇명이나 읊을 수 있을까? 2002년 월드컵 때 무척이나 열광했으니 11명은 읊을 수 있을까? 아마 그 정도는 읊을 수 있을 것 같다. 11명에 약간 몇명 더를 읊으면 아마 더 이상 생각나는 축구선수를 읊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 선수의 경우는? 글쎄, 이 부분은 더 자신이 없다. 기껏해야 다섯명? 거침없이 대답할 수 있는 축구선수 중에 호날두가 있다. 그렇다, 나는 몇 알지 못하는 외국 선수 중에 호날두를 알고 있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이 선수... 수상 경력이나 골 기록은 알지 못한다. 다만 섹시함을 뿜어내는 외모와 워낙 언론에 자주 비추니 유명한가보다 싶은 것이 솔직하다. 이 책을 접하긴 전까진 그저 맨유의 유명한 골잡이 정도가 내가 아는 호날두의 전부였다.

머릿글에서 호날두는 이 책을 아버지의 영전에 바치고 싶다고 말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이 한마디는 이 책을 덮고 나면 호날두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이었는가를 알게 해준다. 책 전반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마음, 스포츠를 하는 사람의 우직하고도 올곧은 이미지에 가려져 모를 뻔한 호날두의 모습이었다.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이 책이 호날두의 축구선수로서의 자화자찬 혹은 칭찬일색의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호날두가 들려주는 조근조근한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 일상 이야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축구 철학 이야기 그 모든 것이 담겨진 정말 '자서전'의 모습을 띄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호날두가 최고의 순간을 맞기 까지의 과정,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선수가 될 거라는 믿음이 생기게 된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알기에 나는 달린다, 라는 호날두의 말이 허투가 아닌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정이 집, 훈련, 집이라는 지독히도 성실한 이 사람이 성공할 수 밖에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노력, 나는 한명의 축구선수를 통해 다시 한번 단순하지만 진리일 수 밖에 없는 답을 얻었다.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런 점에서 이 책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위화감이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인생을 다독거릴 수 있는 용기랄까, 다가올 새해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한 고삐랄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그러니 부디 축구에 관심없어, 호날두가 누군지 몰라, 라고 이 책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섹시하게 생기고 몸까지 훈훈한 호날두가 아주 멋진 모습으로 거의 매 페이지에 등장하니 아마 눈도 즐거울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최고의 순간!
난 이 책을 읽고 나의 최고의 순간을 생각해봤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최고의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