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이 삶이 끝나고 또 다른 삶이 있다면 우린 꼭 다시 만날 거에요. 할아버지의 몸은 완전 새 것이라 높은 산이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오를 수 있을 거에요. 이야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 뭐든 하실 수 있을 거고 누구나 다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을 알아들을 거고요" 피티의 입가에 희미하지만 편안한 웃음이 감돌았다. 트레버는 말을 이었다.
"제가 할아버지를 쫓아갈 테지만 못잡을 거에요. 할아버지는 바람보다 빨리 다릴테니까요.미친듯이 고함도 치실 거에요"

이 책이 카르페디엠 시리즈중에 하나 라고 했다.

카르페디엠...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인데 잘 생각이 안나서 찾아보니 아하~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선생님이 했던 말이었다.

"현재를 즐겨라!"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나는 참 카르페디엠을 실천하지 못하고 항상 불평 불만이 많은 사람이었다. 아파트 작은 평수가 불만..

옆집남편보다 자상하지 못한 남편이 못마땅...공부를 안하는 아이때문에 한숨....

얼마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는지 반성할 수 있는 책이었다.

 

1922년 몬테나주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금방 정신병원에 버려진고 만다.

피티는 누워서 꼼짝도 할 수 없는 뇌성마비로 태어났다. 사지는 뒤틀리고 팔은 홱 돌아가 있고 손도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져 있다. 얼굴도 마찬가지 여서 꼬인 입에서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의사는 '백치'라고 단정지었지만 신체조건이 다를뿐이지 지적능력은 정상인들과 다름이 없었다.

여기까지 읽고는 오로지 누워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면 차파리 머리가 정상이라는게

더 힘들고 견디지 못할 고통이 아닐까? 피티의 삶도 참 고난의 연속이겠구나. 하고 섣불리 단정을 지었었다.

하지만 그 정신병원안에서도 소중하고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자기가 먹던 음식을 일부러 흘려 생쥐
를 찾아오게 만들고 초콜릿을 주는 간호보조원 에스테반도 만나고 캘빈에게 말이란걸 배우게 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고아 고아, 아구 고아"(좋아 좋아 아주 좋아..)

이말은 피티가 말을 배우고 처음으로 한말이다.

의사나 간호사에게 인격적으로 무시를 당하고 누워서 움직일 수 없어 바깥세상은 몇년째 구경해 본적도

없고 가족도 그를 버렸는데 처음으로 뱉은 단어가 아주 좋아 였던 것이다.

서툴지만 힘겹게 캘빈과 조와 총싸움 흉내내는 것도 즐겁고 사탕을 선물로 주고는 즐겁고 다 낡아서 부서지기 직전의 휠체어를 끓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즐겁고 행복한 그들이었다.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가 되었을때 만난 소년 트레버와를 만나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친구가 된다.

부모님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트레버는 피티를 만나 상처를 치유받고 새휠체어를 구해주고

낚시에 데려가고 영화관도 같이 가고 하면서 삶을 즐기는 법을 배우게 된다.

피티가 숨을 거둘때 자유롭지 못한 육체에 정신이 갇혀있다고 불행하고 자유롭지 못한것은 아니라고,

그걸 여러사람에게 가르쳐 주었으니 아주 아주 중요한 삶을 산것이라고 나는 말해주고 싶었다. 

 

부디 다음엔 그가 제일 좋아하는 말처럼 되길 바래본다.

'독수리가 날개를 치며 솟아오르듯 날아오를 것이요. 뛰어도 지치지 않으며.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