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기 전에 솔직히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어렵고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달라는 내용과 그저그런 교훈적인 말들이 반반씩 차지하고 있겠지 하는 단정을 지었다.

물론 책을 덮고 난 지금은 얼마나 많이 그녀를 오해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읽는내내 반성하게 하고, 웃게

만들고, 가슴이 아파 눈물이 뚝뚝 떨어지게 만들다가 , 고개를 끄덕이게 한 책 '그건 사랑이었네'이다.

 

얼마전 그녀(한비야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데..)가 tv에 나왔는데 얼마나 호들갑스럽고 오버하는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첫부분이 자신의 맘에 드는 점에 그렇게 적혀있었다.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기고 느낌을 표현하는게 자신의

타고난 유전자이며 즐거움의 원천이고 정체성이라고 표현해 많이 웃었다. 태어나면서 선택없이 주어진 성씨, 출생년도,

출생서열, 국적도 열광하며 좋아하는 그녀 참 사소한 것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는구나 하면서도 그런 그녀가 나도 좋아지니

전염성이 강한 그녀의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이을까. 처음엔 오지탐험가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지도밖으로 행군하라'등의 책을 내고 몇년동안 월드비젼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 지금은 각종 조사에서

닮고 싶은 여성 지도자, 만나고 싶은 사람,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등에서 1,2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은

그녀의 책을 읽으면 답이 나온다. 많은 선택앞에서 흔들리기도 하는 인간적인 면, 첫사랑얘기를 하며 살짝 부끄러워하는

여성적인 면, 어려움이 있는곳이면 언제든 달려갈때의 용감한 면을 엿보고 나면 그녀를 누구든 좋아할수 밖에 없을것이다.

 

요새 난 '무엇인가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거 아닐까' 하고 시작하지 못하는 고민거리가 있다.

그녀가 사람의 인생을 90새로 생각하고 축구경기에 비유한 대목이 있다. 전반전 45분, 후반전 45분이고 또 연장전도 있고

패자부활전도 있다고 말이다. 제발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말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늦게라도 시작한게 백배, 천배 낫다고

하는데 난 생각했다. '그럼 난 아직 전반전을 한참 뛰고 있는 시간이잖아.' 그뒤는 말하나 마나 용기를 백배쯤 얻었다.  

 

아프카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리카의 대기근, 쓰나미 파키스탄 지진...그녀가 월드비젼에 몸담으면서 다녔던 곳이다.

그곳들의 어려움을 눈으로 보고 느끼니 참담한 마음이야 우리가 모두 느낄수 있을까. 아프리카에서 소, 말 등이 대소변을

보는 강물을 아이들이 그냥 마셔서 기니아충이라는 기생충이 사람몸속으로 들어가 부화하고, 자라서 성충이 되면 머리와 다리

얼굴로 살을뚫고 나온다고 한다. 말라리아 콜레라 장티푸스 등 전염병에 시달리다가 죽는 사람 한해 평균 5백만명이라 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여성 할례라는 잘못된 전통으로 수많은 여성이 평생 고통을 당하고, 영양실조와 수많은 질병으로 또는

전쟁으로 아이들이 가족들이 죽어간다고 하는 글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신을 찾게 되었다.

힘들때마다 절박한 심정으로 때론 투정하듯 원망하듯 신을 찾는 다는 그녀,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예의를 갖추고 개신교,

천주교, 불교 모두를 존중하고 조용히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 대해 조용히 써내려간 기도 내용에 공감하며 나도 모르게

그녈위해, 월드비젼을 위해, 세상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없어지기를 기도했다.

 

많이 힘들고 바닥인 것같은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기어이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쓰나미가 지나간

자리에 부모을 잃은 아이들이 구구단을 외우면서 내일을 준비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중에 꼭 농사를 다시 짓겠다고

씨앗을 땅속에 묻는 농부들, 학교도 못가고 길에서 복권을 팔아 겨우 살아가지만 야간학교라도 다닐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년,

아이와 남편을 잃고도 오히려 다른사람을 위로하는 여인, 에이즈 동생들의 후원자를 향한 형의 뜨거운 포옹....

행복과 희망을 찾는 읽은 멀리 있지 않아보인다. 찾는 일이 어렵지도 않고..가끔 전화통화로 후원하는 번호를 누르곤 뿌듯해

하기도 했는데 이젠 정기적으로 후원도 하고 관심도 많이 가져야겠다. 식구들을 모아놓고는 내 뜻을 전하니 모두 대찬성.

그리고 아이한테 매달 3천원이면 한가족이 깨끗한 물을 먹는다고 설명한뒤 단지 깨끗한 물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이닦을때, 샤워할때 물끄기를 꼭 실천하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다시 새로운 일을 향해 지도밖으로 나갈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