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에 일찍 책을 받아서 급한 마음으로 열어보니 웬 LP?

아하. 요새는 책이 이렇게도 ART하게 나오는 군 했다. 책 제목인 광화문 연가 윗줄에는 ART BOOK이라도

적혀있기도 했다.

LP모양의 책은 반으로 갈라져서 두권의 책이 되는데 하나의 반원의 책에는 이영훈의 '음악-이영훈 시'라는

소제목에 붙어있다. 다른 반쪽의 책은 '삶-이영훈&김은옥 글'인데 이영훈 아내의 이름이다.

 

이십년 전부터 난 이문세의 팬이다. 아니 그때 이문세 노랠 안들은 사람이 있었을까.

지금도 가끔 고등학교를 떠울릴때면 자연스레 나오는 노래들. 소풍이나 학교 축제때 장기자랑 시간에도 부르고  생일 선물로

이문세 노래테잎을 선물하는걸 최고라 여기고 학교 자울학습 시간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항상 귀의 이어폰에서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소녀. 그대와 영원히. 이별이야기. 시를 위한시...이런 노래들이 흘렀었다.

지금도 이런 노래들을 가끔 들을 기회가 생기면 반가움에 눈을 반짝이기도 하고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갑자기 눈이 흐릿해

지는 걸 보면 음악이라는게, 가요하나가 얼마나 많을 것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놀라기도 한다.

 

이문세의 노래 대부분이 이영훈의 곡이었다는걸 알고 이 사람의 뇌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감성이면 이정도의

노래가 나오는 걸까 얼마나 많은 이별을 했기에..어쩌면 이리 가슴을 후비는 곡을 쓸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이년전쯤 티비를 돌리다가 그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엇다. 이문세의 노래가 흐르면서 나오는 제법 큰 기사 였다.

그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몇달뒤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많은 그의 특집 기사들과 노래들이 나오더니 올해는

'광화문 연가'라는 책으로 그의 이름을 다시 보고 있다.

 

우선 그의 음악들이 모두 실린 책을 먼저 집어 들었다.

익숙한 노래들이지만 멜로디 없이 글로만 읽으려니 모두다 한편의 시가 된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 보네 찬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난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젠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거야 ...'좋은 곡이다.

 

광화문 연가 중 나머지 한권인 '삶'은 89년부터 그의 마지막까지 작곡가 이영훈이 남긴 글들이다.

음악얘기 뿐아니라 일기. 가족이야기, 친구이야기,종교이야기들이 나온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노래들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듯 참 감성적이고 여린 맘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2006년 6월 암선고를 받고 나서 힘든 투병생활중에 이영훈과 그의 아내의 길지 않은 메모들을 읽을때 너무 일찍 하나님이

그를 데리고 가시는 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책을 덮으며 참 진부한 한마디만이 생각이 났다.

'그는 갔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히 우리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