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자다. 그래서인지 여자들이 쓴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소위 영향력 있는 여성들이 쓴 책은 어느 소설에 비할 거 없이 재미있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세계 최대의 광고제국 맥켄 에릭슨의 최초 여성 CEO인 니나 디세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저술했지만 난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만큼 흥미롭고 통쾌하고 재미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방법으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계적인 광고회사의 남자들 틈에서 멋지게 성공한다. 남을 끌어들이고 솜씨 있게 다루는 능력은 자신의 친정엄마에게 물려 받았지만 무엇보다 많은 것을 알게 해준 것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라고 그녀는 말한다.
스물여덟에 4년동안 살아 온 남편에게 한번도 당신을 사랑 한 적이 없는 거 같다, 다른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라는 말로 이혼 당하고 겨우 성공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유방암이라는 녀석으로 인해 왼쪽 가슴을 제거해야만 했다.
하지만 니나 디세사는 눈이나 귀, 다리, 폐와 같은 사람이 두개씩 같고 있는 모든 것들 중 가슴 한 쪽을 잃는 게 가장 사소한 고초라 생각하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녀이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문뜩 똑같은 처지였다면 난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해진다. 아마도 그녀처럼 긍정적이진 못했으리라 반성해 본다.
절망과 시련을 딛고 그녀는 당당하게 밑바닥에서 성공의 길로 올라선다.
그녀가 제시하는 성공법칙은 나에게는 생소하기 그지 없는 광고회사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 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우리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하지만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남자들 세상의 무질서함을 평정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빠' 같은 '엄마'가 필요하다. 때론 강한 카리스마로 상황을 지배하고, 때론 절대적인 이해심으로 그들의 자존심을 추켜세워줄 엄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리하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기술만 배운다면 이 모든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 p97

"여자들은 왜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할까?
'고맙습니다.', '제가 도움이 돼서 아주 기쁩니다.',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아서 저도 뿌듯합니다.' ……왜 우리는 이런 대답을 하지 못하는 걸까?
'아, 아니에요. 무슨 그런 말씀을요…….' 라는 말은 이제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라.
당신은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야 하며, 당신이 들인 노력을 인정받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에 대해 칭찬을 받아야 한다. 당신은 지금 주목받기를 원하고 있다. 더욱 뻔뻔하게 칭찬을 받아들이고,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라!'  -p235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성공하기 위해 유혹과 조종의 기술을 쓰며 노력도 했지만 약간의 천부적인 재능도 뒷받침 되었던 것 같다.
그녀도 자신의 성공이 운, 완벽한 타이밍, 비상한 재주 세 가지의 절묘한 합작품이라고 인정 했으니 말이다.
지식이 많고 똑똑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지혜로우며 현명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자만하고 오만하기 보다는 자기가 세운 공을 아랫사람에게 돌릴 줄 아는 여유도 가지고 있었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헐뜯기 보다는 중간에서 칭찬으로 조율하며 팀원들 사이가 돈독해 지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여자이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여자가 가진 약점과 단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지혜로움을 보여 주었다.

"언어적 커뮤니케이션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할 줄 아는 여자들의 능력. 이것은 우리 여자들이 타고난 유용한 능력 중에서도 아주 결정적인 것이다. 젊었을 때는 그저 내가 '타고난 독심가'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경험을 쌓고 더 지적인 여성들과 일하게 되면서 그런 재능이 성별의 차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직감을 믿고 당당하게 앞서 가는 여성들이 있는 반면, 자신감이 없어서 자신의 훌륭한 판단에 귀를 기울리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일 뿐."  -p249

이 책은 덮고 나서 행복한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책이었다. 이기적이지 않고 지혜로운 멘토에게 조언을 듣는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런 행운과도 같은 책을 만나 기쁘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녀가 제시하는 성공법칙을 비즈니스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도 적용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