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때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중학교때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음악회도 한두번 가보고

클래식을 접했다.

 

고등학교 이후부터 대학교 때는 가요, 힙합, 일렉을 듣다가

시험기간에는 클래식을 찾아듣곤 했고

 

노다메칸타빌레 일드를 보고 다시 클래식 매력에 퐁당 빠졌다가

이내 사그라드는 듯 했는데

 

몸과 마음이 지쳤을때

다시 찾게된 건. 역시나 클래식.

 

요즘은 유투브나 앱 등 클래식을 쉽게 검색하고 골라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전에는 클래식 음악을 골라듣는다는건 좀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데 시험기간에 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다가 우연히 알게된 클래식 FM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좋은 클래식들을 알아서 선곡해주고 실황음악도 들을 수 있고

때로는 해설도 곁들여줘서 간간히 듣곤 했는데

 

몸과 마음이 지쳐 쉴 곳이 필요하니

다시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다.

 

가사가 있는 곡은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서 감상적이 되기 쉽고

일렉과 같은 장르는 현실도피적인 부분이 커서 마음의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클래식을 들으면서 심호흡을 하면 마음도 평안해지고

차분한 아나운서들의 설명을 듣게되면 음악 너머에 있는

음악가들의 삶도 들여다 볼수 있었다.

 

 

나혼자 힘들다 생각했던 삶,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냈던 사람들이었구나 싶은,,

위대한 작곡가, 음악가들도 한때는 평범하거나 힘겨운 삶을 살았구나

위안받았다.

 

홍승찬 교수의 '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은

제목부터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내가 바로 그랬기 때문에...

복학하기 전까지 거의 2년간을 클래식과 함께 했었으니까

 

또 막상 사회생활 하니 소홀해지게되었지만..

 

홍승찬 교수는 군더더기 없지만 다정하고 섬세하게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속으로 데려가준다.

각 장마다 음악가의 이름을 필기체로 써놓은 부분도 멋지고

시작부분에 그 음악가의 명언을 한줄씩 넣어놓은것도

마음에 울림을 준다.

계속 읽으면서 곱씹게 된달까

 

그리고 홍승찬 교수가 원래는 음악가로서의 삶을 살고자 했지만

결국 음악을 두번째로 사랑하며 살수 있는 방법으로 예술 경영,

대중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야기를 들려주는 쪽을 택한 부분

 

음악이 좋아 시작했는데 질려서

군대에 가면 음악없이 살아서 좋겠다 싶었는데

며칠을 음악 없이 살고보니 못견디겠어서 교회 피아노로 음악을 두서없이 치다가

슈베르트의 '음악에'를 치면서 눈물을 쏟았다는 에피소드도 가슴속에 남았다.

 

나도 어릴적에는 화가의 꿈을 품었지만

자꾸 그림을 하다보니 그 무게감이라고 해야하나 견디기 힘들어서

뛰쳐나왔지만 아직도 한켠엔 미련이 남아있다

 

글 속에서 나와의 공통점을 찾아보면서

당신도 그랬군요? 나도 그랬는데...

공감대 형성이 되면서 더 위로를 받았다

 

피아졸라의 삶을 읽을때 나도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도 자기의 삶을 찾기 위해 참 많이 헤맨거 같다

뒷골목의 양아치였다가 복서 지망생이었다가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워 음악가의 길에 들어서지만

자기의 색깔을 찾지 못해 해매다가

자기가 숨기고 있던 창피하게 여겼던 탱고의 음색을 끄집어내서

있는 그대로의 피아졸라가 지닌 가능성을 알아봐준 스승을 만났을때

눈물이 나도모르게 왈칵났다

 

핀 조명아래에서 피아노 연주를 고집했던 리히터.

그 효과때문에 눈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 환상적인 무대의 기분을

나도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바이올린의 지존 파가니니의 생김새가 마귀랑 닮았고

그 신기있는 테크닉에 사람들이 까무라칠 정도였고

병자성사를 주러 온 신부가 자꾸 비결을 캐물으니

바이올린 속에 마귀가 있다 라고 받아쳐서

죽은 이후에 고향으로 한동안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했다는 이야기

 

가난을 뚫고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음악가

성자와 같이 성실하게 꾸준하게 자기의 길을 걸어간 음악가

세계 평화, 정치적 신념을 음악으로 지켜낸 음악가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음악가

음악 이외에 음식, 그림 등 다른 분야에도 두각을 보인 음악가

 

각각의 삶 속에서 다른 음색이 난다.

 

큐알코드가 각 음악가마다 있어서

찍으면 들어가서 유투브와 연동되어 노래도 듣고 짧은 음악가 소개도 읽을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읽으면 그때 그 음악가가 다시 살아나서

삶을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음악을 듣는다는 건, 실은 누군가의 삶을 듣는다는 것'

 

삶에 지쳐 위로받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읽고 듣는 걸로도 힐링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