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선배이자 거장의 길을 걸어간 분들의 영적 유산을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앤드류 머레이 역시 믿음의 거장이요 앞서가신 분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챤들에게 깊은 영적 유산을 남기신 분이다. 특히 이 책은 제목에서 말하듯 그 분이 지니고 살아가셨던 영적 능력을 우리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흔히 영적 능력이라고 한다면 놀라운 기도의 응답이 일어나고 기적이 일어나고 치유가 일어나도록 하는 특별한 은사와 연결지어 생각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러한 은사 역시 영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생각하게 된 영적 능력은 보다 본질적인 것으로 거친 광야같은 세상에서 예수님과 동행하며 그분의 발자취를 따르며 살게하는 근원적인 힘, 그것이 영적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근본적 영적 능력의 비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령 안에서의 삶이 영적 능력의 비밀이다. 죄성 가득한 인간이지만 성령 안에서 살아간다면 성령의 열매 -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 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 이는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이 성령의 열매야말로 영적 능력이 아닌가! 이 책은 이러한 성령의 열매에 관해 저자의 묵상에서 나온 깊은 고찰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우리는 날마다 성령충만을 위해 간구해야한다는 구절이 깊이 와 닿는다. 알고 있지만 여러 현실적 기도제목에 밀려 그 기도를 얼마나 등한시 해 왔는지 반성이 된다. 진정 현실적 기도는 날마다 성령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인데....

둘째, 기도의 삶이 영적 능력의 비밀이다. 이 책의 소제목들을 접할 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이 ‘10분이면 충분한 기도’ 였는데 기도할 시간이 없을 때 어떻게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기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였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의문이 풀렸는데,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기도하고 싶다는 자체가 얕은 생각이다. 1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기도를 시작하라는 권고였다. 그러한 기도가 영적 능력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삶의 시초가 되어준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셋째, 말씀의 삶이 영적 능력의 비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그 분의 인도를 구하며 마음에 간직하고 사는 삶이야말로 주님과 교제하는 길이고 주님과 교제하며 산다면 그 분의 능력을 삶 속에 나타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평소 기도는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말씀으로 교제하는 것을 등한시했던 나에게 새롭게 울리는 경종과도 같았다.

이 책의 마지막장에 나온 루터의 <단순한 기도의 방법> 은 실질적인 기도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외우고 익히 아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으로 기도하는 방법인데 단순한 기도이면서도 영혼의 본질적 기도와 간구로 이끌어주는 기도가 된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등은 특히 집회 마칠 때나 예배시간에 외우고 지나쳐왔었는데 이를 통해 주님께 진실한 고백의 기도를 드릴 수 있다는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외우고 있는 기도문이기에 일을 하면서도 한 구절 한 구절 생각하며 깊이 기도할 수 있도록 해 주어 강력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으며 지속적으로 깨닫게 된 생각은, 신앙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성령 안에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말씀 묵상하며 주님과 늘 붙어있는 것이 결국은 능력이라는 생각,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항상 그 분께 붙어 있어야 이 세상에서 능히 이기며 살 수 있는 영적 능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삶을 다시 한 번 소망하고 실천을 다짐하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