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생이 살인을 당했다. 딱히 누군가에 의한 원한 살인도 아닌듯 하고 그 여학생이 디즈니 마니아 라는것 외에는 별다른 특이한 사항도 없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학생이었다.경찰은 범인이 누구인지 감도 못잡고 있을 그 때에 인터넷 어디가에서 그 살인사건에 대한 추리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추리하고 있는건 이 여자가 누구에 의해 왜 살인을 당했는가가 아니다. 바로 범인이 다음으로 노리는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왜냐면 토론을 벌이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그 여자를 살해했고 그 퀴즈를 냈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모르지만 닉네임이 두광인이고 다스베이더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과 aXa는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처럼 하키마스크를 썼고 반도젠 교수는 노란 아프로가발에 렌즈가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는 장난감 안경을 썼다. 잔갸 군은 화면에 애완동물 거북이가 나오고 있고 044APD는 웹캠에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지만 영상이 뭔가에 의해 흐릿해 잘 보이질 않는다. 이 다섯명은 이렇게 인터넷에 모여 게임을 한다. 한명이 문제를 내고 나머지가 맞추는 형식인데 모두 살인에 대한 추리게임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가상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며 각자의 손으로 직접 저지른 사건이기도 하다.

예전에 어떤 기사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에 대한 답을 어떤 추리카페에서 풀었다라는 식의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추리카페 회원중에 나중에 경찰이 된 사람도 있다라는 글이었는데 그 기사를 읽고 흥미가 생겨 추리카페에 가입하려고 한참을 해멘적이 있었다. 왜 지금 가입이 안되어있는지는 그런 카페를 찾기는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그건 한때 기사를 보고 흥미가 있었을 뿐이고 난 기본적으로 복선을 막 찾아서 무언가를 맞추는 그런 창의력이 상당히 결여된 사람이다. 추리소설을 읽어도 복선은 절대 안 찾고 그냥 읽을뿐인 추리에 대한 기본이 없는 사람이랄까.

우타노 쇼고의 <명탐정이 태어났다>라는 소설도 참 잘 읽었는데 이번에도 어쩌다 다시 우타노 쇼고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3부작인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인데 첫번째인 왕수비차잡기와 두번째인 2.0 그리고 마지막인 마니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왕수비차잡기는 그 추리살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이고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건 게임 진행을 시작하면서 끝이 난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면 2.0을 읽어야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서관에 왕수비차잡기가 2권이 있고 마니악만 있는 중간 이야기인 2.0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 이 궁금증은 다른 사람의 리뷰로 풀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

여튼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처음 여대생이 살해 당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다음 피해자를 찾지 못한다. 그 다음은 야구팬이었던 한 회사원이 그 다음은 몽골음식점에서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 그런식으로 계속 살해당하지만 꽤 많은 사람이 죽고 나서야 이 트릭을 누군가가 찾아낸다. 그 다음 추리 문제는 어떤 중년의 남자의 머리는 자신의 집에 화병 위에 놓인채로 몸은 알몸으로 공원에서 발견이 되었고 이런식으로 이들의 살인게임은 계속되어진다.

이 책에선 일단 경찰이 등장하지 않는다. 경찰에게 들키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중반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일단 이 책에서의 경찰이란 굉장히 무능한 존재이고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살인범들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고 살인을 저질렀다라는 의심조차 받지도 않는다. 마지막의 반전이 꽤나 놀라웠지만 어디선가 진짜 이런 모임이 있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크리미널마인드에서도 그런 에피소드가 나오긴 했지만 두 형제가 살인게임을 위해 진짜 스쿨버스를 납치해와 학생들을 어딘가에 놓고 조종을 해서 서로를 죽이게 만들었던 그런 이야기도 있었으니 말이다. 책의 반전도 상당히 놀라웠고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왠지 몰래 그들의 대화를 숨어서 지켜보는 듯한 그런 기분도 들게 만들었다. 어차피 문제를 낸 사람들 외에는 그 사람이 얘기해주는 단서만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것이기 때문에 독자들도 똑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편이 도서관에 없다는게 상당히 아쉽지만 이 책만으로도 꽤나 짜릿한 반전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