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을 운전하는 이들이라면 꼭 내 차에 한번은 태우고픈 여자가 있었다. 일명 페코짱이라 불리는 그녀는 제과업체 후지야의 마스코트 페코짱과 닮아 있었다. ‘해변마을이라는 종이를 든 중년 여성이 히치하이크를 청하면 꼭 태워주고 정중히 대하라. 후지야의 페코짱과 닮은 여자는 솜씨 좋은 이발사인데 태워주면 사례로 드라이브인에서 머리를 깍아 주고 이발을 한 운전사는 어김없어 복이 굴러들어온다.’ 라는 것이 그 소문의 내용이었다. 그래서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페코짱을 태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스가는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 소문을 몰랐을 뿐더러 그런 소문에 관심도 없었다. 그가 해변마을에 가게된 것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집을 처분하기 위해서도 있었지만 아내의 불륜사실을 알고 심적으로 병이 들어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극도로 쇠약해진 몸을 가지고 찾은 곳이었고 그날 운전을 하고 나간것도 패스트푸드가 너무 먹고 싶어서였다.

 

그것이 스가와 키미코의 첫 만남이었다. 마음에 감기가 들어 휴직을 하고 해변마을을 찾은 남자와 소중한 아이와 남편을 잃고 상처를 가진 여자가 만나 서로 도움을 주며 맘속에 사랑을 품게 된다. 파릇파릇한 20대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이 이야기는 40대의 상처받은 중년들의 사랑이야기다.

 

그동안 TV나 영화, 소설속엔 2~30대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래서 40대에도 사랑이 찾아올까? 그 나이의 사랑이란건 생각도 안하고 살아왔다. 요즘은 신사의 품격에 멋진 40대의 꽃중년들이 있어서 중년의 사랑에 좀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키미코는 아이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또 스가는 다시 돌아온 부인의 곁을 떠나 키미코의 옆으로 갈 수 있을까? 뭔가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봄날의 따뜻한 바람과도 같은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또 다른 사랑이야기를 꿈꾸는 이들은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