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인들 중에서는 글쓰기를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글을 많이 안 써보았기 때문이다. 막상 글 쓰는 법을 배우려 하면 맞춤법, 문법 등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고민을 딱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이다. 저자 명로진은 전문적인 단어를 빼고 쉬운 말로 글쓰기를 설명한다. 또 마치 강의를 듣듯이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농담, 유머를 섞어 지루한 글쓰기 책이 안 되도록 하였다. 제목에서의 베껴 쓰기가 바로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작가의 언어를 당신의 손으로 다시 한 번 써 보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육체적 경험이 될 것이다. <아이디어 블록(The Writer's Black)>을 쓴 미국 작가 겸 편집자인 제이슨 르클락이 한 말이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베껴 쓰기로 글 쓰는 법을 배운다. 신경숙, 안도현, 심산 등 유명작가들도 베껴 쓰기를 한다. 학습의 처음은 모방으로부터 시작한다. 좋은 글을 베껴 씀으로써 생각이 넓어지고 글을 더 세련되게 쓸 수 있다. 베껴 쓰기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고 이 책을 통해 더 구체적인 글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에서는 글 쓰는데 지켜야할 사항들을 30가지로 요약해 놓았다. 또 각 챕터 뒤에는 우리나라의 대표 작가들의 저서들의 본문 일부분을 실어 놓았다. 저자가 직접 고른 것이라 문장 하나하나 놓칠게 없는 글들이다. 이런 좋은 글들을 직접 베껴 보면 베껴 쓰기를 온 몸으로 직접 체험 해 볼 수 있다.

베껴 쓰기를 강조함과 더불어 한국어만의 특징을 설명해 글쓰기를 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우리말의 조사, 어미에 대한 설명은 쉬운 예로 재미있게 나타내었다. 또 주어와 술어, 꾸밈을 받는 말과 꾸미는 말, 접속 부사에 대해서도 간단하지만 확실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독서습관에 대해서도 책 중간 중간 설명하고 있다. 또 베껴 쓰기 예문을 통해 유명작가들과 좋은 책들을 많이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온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너무 인상 깊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사서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글을 많이 쓰지 않았고 쓸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다. 글을 직접 써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담아낼 수가 없어 너무 답답했다. 내 글쓰기 실력에 실망하지만 이 책을 읽고 글쓰기 방법들을 계속 연습해 나가려고 한다. 막상 처음에는 베껴 쓰기를 하면서 이걸 왜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괜히 손만 아프고 글 쓰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생각하지 않고 쓰기만 했기 때문이다. 베껴 쓰면서 눈으로 읽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읽으면 눈으로 읽는 것 보다 느리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 그럼으로써 못 느꼈던 느낌과 그냥 지나쳐버렸던 고민거리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베껴 쓰기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글 읽기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베껴 쓰면서 사색해보았던 경험으로 눈으로 읽을 때도 빨리 읽는 것이 아닌 글 쓴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며 나의 생각은 어떠한가를 생각해보며 읽었다.

글쓰기를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딱인 책이다. 괜히 학원이나 어려운 책들로 공부하기 보다는 자신의 읽었던 인상 깊은 책들을 베껴 쓰는 것이 글쓰기의 왕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