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정말 짜증 제대로 사흘이었다..
원래도 월요일이 제일 피곤한 나이지만 이번에는 정말 허리도 끊어질 거 같다..ㅠㅠ

금요일..이미 그 전 이틀 강용이의 열감기로 잠이 부족하던 차였다. 그래도 그날은 강용이가 혼자서 놀기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고 졸았다.  채 몇 분 안되어서 태권도에서 지용이가 돌아오는 소리가 나서 일어났는데, 털썩....하고 주저앉는 소리가 찝찝하다..

"엄마......."
"왜? 어디 아파??"
"가슴이 너무 뛰어서 힘들어요...." 하면서 애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 얼굴이다.
땀도 많이 흘렸는지 앞머리가 다 젖었길래, 태권도에서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러나...겨루기했나 싶어서..물어보니 그랬단다. 겨루기를 하긴 했는데 도장에서 제법 쎄다고 소문난 형이랑 붙었단다. 

"엄마, 여기 만져보세요"
심장에 손을 가져다 만져보라고 해서 그랬더니...이런....만화에서 보면 왜 심장이 밖으로 불룩 하고 나오는 장면...그게 떠오를 정도로 손바닥 안쪽까지 불룩불룩 하는 것이 느껴지고 속도도 너무 빠르게 쿵쾅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 형한테 발로 심장을 맞고 부터 계속 그런다는데 집에 까지 온 시간을 대강 생각해봐도 30분은 족히 그러고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도 멀쩡히 잘 놀다가, 공부하다가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고 하던 애라서 일단 주섬주섬 챙겨 강용인 집에 두고 동네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선생님이 나름 마사지를 했는데 맥박이 잡히질 않는다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지금 증상이 있을 때 응급실에 가서 검사받는 게 좋겠다고 해서 다시 집으로 가 강용이를 챙겨 택시를 탔다. 지용인 큰 병원으로 가라는 선생님 말에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불고 난리였다..

" 그형은 왜 날 이렇게 아프게 때린거냐요~~~" 하면서...어이가 없기도 하고...

아무튼 선생님이 혹시나 병원에 가는 길에 상태가 좋아지면 응급실에 가도 아무 소용없으니까 외래에 접수하면 소견서를 보내주겠다 해서 가는 길이었는데...아니나다를까 거의 도착할 무렵 지용이가 괜찮아졌단다...;;

만져보니 확실히 좋아진 거 같다...이대로라면 괜히 접수비니 검사비니 이중으로 들 거 같아서 아예 소견서 받아서 외래로 접수하는 게 나을 거 같아 택시를 돌려 집으로 왔다.

소견서는 토요일날 받아두고 오늘 오전에 가볼 생각이다.

정신없는 금요일이 지나고 났더니 토요일, 일요일도 한 몫해주지 뭔가..

평일엔 애들이 어려서 집에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몰아서 일을 하는 내게는 이틀이 가장 바쁘고 힘든 날이다. 한꺼번에 하니까..

그나마 애들 아빠가 집에 쉬는 날이니까 맡기고 가면 부담은 덜했는데..금요일날 밤에 퇴근해서는 갑자기 토, 일 다 출근해야 한다고 말한다...아~~~~정말....왕짜증이 몰려온다.

토요일 애들 영화 예매한 거는 어쩌고? 성질이 났더니..오전 일찍 영화니까 그거는 같이 보고 간다고 해서 그사이에 얼른 한 건 해치우고 오후에 애들을 받아 집으로 왔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한건 있었는데 하고 나서 예배보고 오후에 수업하는 동안 애들은 아빠도 없이 그냥 교회에 방치...어른들 없이 눈치는 안받았나 몰라...

마치자 마자 얼른 애들 태워 집으로 가서 저녁도 해 먹을 시간이 없어 중국집에 시켜다가 급하게 먹여놓고는 난 다시 학원으로 가야했다..애들만 몇시간동안 남겨놓고....

이런 젠장....한번도 둘만 이렇게 두고 간 일이 없어(장시간을..) 걱정이 된다...작은 녀석때문에 더...

5시 반쯤 도저히 늦어서 안되겠길래 지용이에게 동생이랑 집 잘보고 있으라고 신신당부하고 집을 나섰다..그리고 9시 좀 넘어서 다시 집으로 왔다.

다행히 지용이가 동생을 잘 데리고, 아니 각자 알아서 잘 ㅋㅋ 있었나보다..지용이는 아직 동생을 챙기거나 하지 못하는 거 같아서 말이지..

암튼 잘했다고 잘했다고..둘다 칭찬 듬뿍 해주고 돼지 저금통에 넣으라고 500원 동전도 하나씩 주고 하니...피로가 마구 몰려온다....

며칠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피아노 숙제하느라 띵똥대는 지용이의 소리를 들으며 주말을 정리하고 있다..이제 조금 있다가 강남성모병원에 지용이를 데리고 갈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