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위장한 가짜의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는 소재중 하나다. 이 가짜가 언제 어떻게 그 정체가 들통날 것인지가 일단 흥미진진하게 독자의 관심을 놓지않고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세핀 테이의 <브랫 패러의 비밀>도 전체적인 줄거리가 가짜 사기꾼의 이야기요 행각이다.

애시비 가의 쌍둥이 중 맏아들이자 상속자인 패트릭은 부모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13세 때 집을 나가서 가출한 것, 아니 거의 사망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8년 후에 그 패트릭이 나타난다. 물론 진짜 패트릭은 아니다. 재산을 노리고  패트릭 행세를 하는 이 청년의 이름은 브랫 패러. 신기할 정도로 패트릭과 닮은 그를 애시비 가문 사람들은 모두 패트릭이라고 인정하고 속아넘어가지만 단 한 명, 패트릭의 쌍둥이 동생 사이먼만은 거기에 속지 않고 브랫이 가짜 패트릭임을 한눈에 알아본다. 

그러나 조세핀 테이의 훌륭한 점은 사이먼이 브랫 패러, 즉 가짜 패트릭의 정체를 폭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브랫 패러의 심리를 묘사해가는 데 있다. 브랫 패러는 절대로 악한이 아니다. 또한 패트릭에게 점점 동질감을 느껴가는 브랫 패러의 심리와 차츰 밝혀지는 패트릭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쳐가는 과정은 마지막의 감동과 더불어 이 소설이 영국의 고전적 추리미스테리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또 이 소설에는 말이 주요 소재이기도 한데 승마를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단순한 말타기가 아니라 말과의 교류, 말 못하는 짐승이라해도 서로 교류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읽어보면 굉장히 영국적인 소설이기도하다. 마지막 결말을 다 읽고나면 인과응보라는 말이 떠오르며, 브랫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며 감동에 젖게된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 진리는 시간의 딸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