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살기가 어렵다, 어렵다라는 말이 많이 들어오지만 그래도 물질적으로는 분명히 풍요로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전자기기들이 싼 값에 쏟아져 나오면서 어느 정도의 정성과 시간적 투자만 있으면 거의 모든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는 세상. 그 안에서 밤을 이용하여 여가생활을 즐기는 '화이트 나이트(White Night)족'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 다시 말해 마음만 먹는다면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여가생활 하나 쯤은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행복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 관계를 완벽하게 정립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물질적으로 누리는 풍요와 정신적 불행의 갭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현대적인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보게 만든다. 이 사회에서 나는 누구일까,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일까 혹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이런 질문은 특히 복잡화된 현대 사회에 있어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닫지 못할지언정)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현상은 자연스럽게 자아를 찾고자 하는 개인을 증가시켰고, 그에 발맞춰 세미심리학-세미철학 서적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세미철학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도 있는 철학적 논의를 풀어낸다. 그러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가 다른 세미철학 서적과 차별화되는 것은, 그것이 문학을 철학으로 읽어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학문이 융합되어 있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오히려 정반대의 매체. 예를 들어 과학에의 철학적 접근같은 경우는 새로운 경향성으로 읽어지며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문학과 철학이라는, 의외로 관계가 깊을 법한 분야에 대한 세미서적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전문적인 학술서적이야 넘치도록 많겠지만,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작품자체가 심도 있는 논의를 꺼내는 작품은 많지 않다.(그것은 논의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질 수 밖에 없고, 안그래도 문학을 잘 접하지 않는 대중이 그 어려운 문학과 철학을 동시에 읽는 것을 꺼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그것을 해낸다. 게다가 쉽고 재미있게 읽히기까지 한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문학을 베이스로 한다. 철학적 논의가 주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려운 철학적 용어나 철학사에 관련된(이른바 철학자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복잡한 이론은 꺼내지 않는다. 그저 존재하는 문학을 철학적으로 읽을 뿐이다. 일반적인 문학-철학서는 거의 보편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문학을 철학적으로 재해석할 때, 문학 자체의 문제보다는 철학적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문학이 보여주는 전체적인 메세지를 철학적으로 재구성한다기보다는 문학을 파편화시켜서 그 표면적인 문제를 채취한 다음에 그것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가깝다. 그것은 문학을 철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문학에 드러나는 '현상'을 철학적으로 읽는 것 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과연 문학과 철학의 융합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문학의 전체적인 메세지에 기초한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런 경향성은 자칫 잘못하면 그저 문학해석에 불과할 수 있다. 특히 고전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가 다루고 있는 작품들은 이미 수 많은 해석들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식상해질 수 있다. 그러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이 위태로워보이는 외줄타기를 성실하고 유쾌하게 수행해낸다. 그렇기에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를 읽는 독자는 문학과 철학을 동시에 느낌과 동시에 각각이 가질 수 있는 학문적 전문성보다는 그저 전달되어오는 정보를 읽는 것-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변형하여 받아들이는 것-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는 새로운 시선이나 엄청나게 잘 정돈된 이론을 보여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그렇기 때문에 문학-철학 입문서로는 2% 정도 부족한 느낌이 끊임없이 존재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학서적이자, 문학서적이 된다. 그렇기에 문학 혹은 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그저 일반교양서로도 충분히 가치를 가지는 책이 바로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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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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