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구성의 책이다. 

정순왕후가 죽으면서 장례를 치르고 하늘로 올라가기까지 여든 두해를 단숨에 풀어냈다.

권력이란 과연 무엇이길래 물보다 진한 핏줄을 죽일 수 있을까?

청계천 영도교를 지날 때마다 정순왕후 송씨가 떠올라 마음이 아플 것 같다.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강원도 영월로 귀양갈 때 정순왕후와 이 다리에서 영영 이별하여 영이별다리라 불린단다.

피바람에도 여든 둘까지 자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낸 것은 어쩌면 복수일 것이다.

먼저 간 사람들의 생명까지 이 여인이 다 짊어지고 살아낸 것이다.

죽어야 할 이유보다 살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았던 비운의 왕후

여자들의 삶은 어찌 이리 슬픈것인지...

세종의 형님인 양녕대군이 동생의 능력 때문에 일부러 미친척 했다더니

조카인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도록 하였다니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 살아가는 일이 온통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도, 죄를 짓고 벌을 받는 일도, 살아서 누리고 죽으며 놓고 가는 일도, 한번 빠져들면 쉽게 나올 길을 찾지 못하는 거대한 미궁에 갇힌 것만 같습니다. (p.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