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났다. 불편한 눈으로 수많은 인파속에서 희미하게 할머니의 모습을 찾아 애쓰는 미미의 모습을 생각하며 안타까웠고 거칠지만 때뭍지 않은 할머니에게서 순수한 정이란 것이 느껴져서 미소가 나왔다.

가난하다는 것은  불편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를 군때없이 이어주고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
늘 나던 마늘냄새와 시래기된장국냄새는 그져 냄새가 아닌것이다.
'징글징글 맞아 죽것어' 라는 푸념도 다른이들이 들으면 정서에 좋지 않다느니 아이들에게 교육적이지 못하다느니 하겠지만 할머니와 미미 사이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감싸주는 윤활유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배고픔은.. 흔히들 말하는 헝그리정신은 사람을 지혜롭게 하기도 한다. 처음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미미가 어떻게 식당을 찾아가서 대차게 혼자 밥을 타서 먹을 수 있었을까?

할머니는 미미를 부자집 병원원장집에서 양육되는 것을 포기하고 미미에게 강원도에 가서 너랑나랑 둘이서 살자고 한다. 순대를 사주면서 도망가려면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기에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는 미미에게 아름다운모습이 있다면 길러준 할머니의 모습그대로를 사랑하며 좋아한다는 것이다. 불편한 눈으로 혹 만나지 못할 위험이 있음에도 할머니가 마늘을 팔고있는 시장을 찾아가는 미미..

사랑을 선택할 줄 아는 미미는 불쌍하지도 가엽지도 않은 아름다운 마음을 소유한 진짜 부자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