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땀 흘리는 아이의 속사정은?

글_김정열 원장(강남 함소아한의원)

최근 '식은땀'이란 검색어로 함소아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진료실에도 아이가 식은땀을 흘려서 걱정이라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잘 때 머리와 등에서 땀이 심하게 난다고 한다. 아이들은 양기가 강해 1년 내내 땀을 흘리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지금은 특히 식은땀이 나기 쉬운 시기이다.

식은땀은 땀이 날 때 떨리거나 한기를 느껴 붙여진 이름이다. 식은땀 중에서 자면서 흘리는 땀을 한방에서는 도한(盜汗)이라고 하는데 깨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해진다. 아이가 잠이 들 때 머리, 등 부분에서 약간 땀이 나는 것은 정상이지만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심하다면 다른 이상 징후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기력이 허하거나, 속열이 많으면 식은땀 흘려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아이가 몸을 방어하는 기운이 떨어지고 허약해졌을 때와 속열이 지나치게 많고 피부가 막혀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이다.

첫째의 경우 아이는 겨우내 감기나 장염에 시달리기 쉬운데 병을 앓느라 체력이 떨어진 탓에 식은땀을 흘린다. 얼굴빛이 밝지 않고 편식이 심하거나 영양이 부족한 아이에게 잘 나타난다. 땀을 흘리면서 기운도 같이 빠져 식은땀이 계속 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둘째, 피부가 막힌 경우 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질 때에는 다른 증세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속열이 많은데다가 기온이 올라가니 몸속이 더 건조해져서 밤과 새벽녘에 마른기침을 자주 할 수 있다. 코가 잘 막히고 코딱지도 많아진다. 어떤 아이는 이를 갈기도 하고 얼굴이 빨개지기도 한다.

봄은 생명이 다시 활개를 치는 계절로 몸과 마음이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가 이 기회를 100% 활용하려면 지금부터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에 시달리거나 체력저하로 골골거릴 것이다. 올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 단체생활 시작을 눈앞에 둔 아이라면 아이가 식은땀을 흘리지는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

허약한 아이는 영양보충, 속열 많은 아이는 쓴 맛 채소 섭취 필요

허약해서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에게는 영양보충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 황기를 넣은 삼계탕 같이 보양할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이면 좋다. 많이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운동보다는 충분한 휴식이 도움이 된다. 귤피차나 대추차 등을 차게 해서 먹이면 입은 시원하면서도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순환이 막혀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는 몸속 열을 풀어주는 쓴 맛 채소 섭취가 바람직하다. 다소 강한 운동으로 땀을 내주면 막혔던 기와 혈이 풀리기 때문에 식은땀이 줄어들 수 있다. 

□ 김정열 원장 소개

- 현 강남 함소아 대표원장 및 함소아 직영 네트워크 대표원장
- 서울대 사회대학 졸업
- 경희대 한의과대학 졸업 및 동 대학원 석·박사과정
-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 제2내과 전문의 과정 수료
- 한방 내과 전문의 및 한방내과학회 회원
-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