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지만 그 간결함 속에 화려한 문체를 자랑하는 김훈 작가의 소설.

칼의 노래 이후 읽는 그의 두번째 작품 남한산성(2007).

 

남성적이며 투박한 느낌의 문장들이 새삼스럽지 않았다. 첫장을 넘길때 부터 무거운 느낌. 칼의 노래에서 무겁게 던지며 마음을 건드리는 감성 하지만 그보다 더 비장한 감성을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선 역사에 있어서 가장 굴욕적인 사건중 하나인 병자호란. ‘반정(反正)’ 즉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광해군을 내리고 왕의 자리에 올라선 인조. 잘 못 되었다는 것 중 하나가 북방의 맹주로 떠올라 명나라와 조선을 위협하던 후금과의 외교 관계였다. 광해군이 취하였던 실리 외교를 버리고 명분과 이상을 쫓아 후금을 배척. 결국 1627년 정묘호란이 발발하고 형제의 맹약을 맺게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당하였음에도 실리적이고 실질적인 준비 없이 명분과 호기만을 가지고 계속 팽창하고 커지는 후금을 자극하는 척화배금 정책을 취하고 결국은 명을 무너뜨리기 전 후방을 든든히 하여야 했던 후금이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1636년 조선을 침략,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간략하게 당시 시대상황을 설명한 것은 남한산성의 내용을 깊이있게 음미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인물들의 면면을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다. 각설하고, 남한산성은 전광 석화같이 기병을 몰아 북방의 성들을 지나쳐 곧바로 한양으로 치고 내려오던 청군에 놀라 인조가 1차 정묘호란때 피신 하였던 강화도로 몸을 옮기려 하다 이전 경험으로 인조의 강화도 행길을 미리 끊어 버린 청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하고 그 안에서 농성하며 있었던 59일간의 처철한 기록이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다.

 

남한산성 이 책 안의 조선은 끊임 없이 무기력하고 무지하다. 남한산성에 갇힌 꼴이 우물안의 개구리가 우주만물을 논하는 것처럼 우스워보인다. 책 속의 지식에 집착한 조선 사대부. 그 지식에 사로잡혀 책속에 갇혀 버린 사대부들이 종국에는 백성들에게 조롱받고 그 조롱받는 현실을 보고 더욱더 무기력 해지는 조선의 왕 인조. 시대를 역행하고 권위주위와 명분에 사로잡힌 기득권층들이 얼마나 세상을 뒤로 후퇴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필자는 과거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가지고와 읽는 이로 하여금 울부이 올라오도록 직설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제 곧 앞으로 우리의 5년을 결정하고 그 5년으로 인해 그 다음 10년 20년이 얼마나 좋아 질 수 있는, 아님 나빠질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대통령 선거이다. 감정과 감성에 휘둘리지 말고 현실적인 논리와 이성적인 판단으로 각 후보들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거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실천의지를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더욱더 무기력하고 무능한 임금으로 만드는 것이 신하들인 것처럼 각 후보들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 보아야 할 것이며 이후 그들이 어떠한 역활을 맡게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 질 수 있을지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우리들의 기록이며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 오늘을 직시하고 과거를 공부하여 미래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우리는 어리석은 존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왕을 선택하는 나라 신하이 나라 조선 개국초기 고려의 패단을 극복하고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었던 정도전이 원하는 적어도 외면상으로는 그런나라가 조선이었다. 신하가 왕을 선태하였으나 그 신하들이 패권의식에 사로잡히고 기득권으로 자리 잡는 순간 그 기막힌 혁명은 긴 이벤트로 끝이났다. 이제 21세기가 되었고 국민들이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고 군주제를 탈피하여 영원한 권력 권력 상속의 고리가 약해졌다. 하지만 기득권이라는 세력은 늘 존재하고 조금만 국민들이 어리석해지고 빈틈을 보이며 그들은 권력 연장의 꿈을 꾼다. 자신들의 이득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국민도 나라도 판다는 것을 우리는 고려말 친원 세력, 조선 중기 친명세력, 특히 조선 말기 친일 세력들을 통해 충분히 공부하였다.

 

누가 우리를 위해라기 보다는 누가 우리의 눈치를 더 보고 일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시기기 시기인 만큼 남한상성의 마지막 페이지를 덥었을 때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이렇게 구구절절 개똥철학까지 늘어놓으며 책 리뷰를 하는 것 같다.

 

두서 없지만 내년에는 웃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생기기를 바래본다.

 

P.S 12월 19일 꼭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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