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대표적인 소설중 하나인 허생전.

 

그 당시 조선시대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정한 선비가 무엇인가를 탐구하던 선비 허생. 율곡 이이가 자경문에서 이야기 한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는다."라는 말을 실천하는 선비 허생은 아내에 성화에 집을 나가 생면부지 고을 최고 부자에게 찾아가 돈을 빌려 조선을 뒤흔들고 주무르고 10배로 돈을 갚은다음 다시 집에 틀어박혀 글을읽는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허무맹랑하기 그지 없는 스토리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연암의 날카롭고 비판적 시각을 볼 수 있다.

 

조선의 유통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지배구조 역시 취약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10만냥으로 시장의 흐름과 유통의 구조자체를 뒤흔들어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우습단 말인가라고 이야기 하며 보여준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을 그는 반의적으로 해석하여 나라가 노력하여 백성들 스스로가 일구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구제 못할 것이 뭬이냐라고 이야기 하듯 매점매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웃 나라의 유통구조를 파악 무역으로 새로운 이윤을 발생시키고 그 이윤을 나라를 떠돌며 노략질하는 도둑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는데 쓰고 그들의 생활 안정을 도와 도적때를 소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도적이 되어야 했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위의 말의 핵심은 그는 조선사회가 지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소설이라는 우회적 방법을 통해 제시한다. 전통적 유교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실학적 관념을 지니고 있던 연암의 해결책은 꽤나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공업의 장려보다는 농본주의적 전통적 유교사상안에 머무르고 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은 해악이라고 믿는 소국적 의식관이 남아 있어 아쉽다.

 

예전에 교과서에 나와 있던 것을 가볍게 흘려보고, 몇 십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다시 읽은 허생전은 참으로 많을 것을 생각하게한다. 그 당시 조선사회가 가지고 있던 많은 병패중 일부는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몇 백년전 조상이 답답한 심정으로 이러한 사회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던 문제가 수세기를 지나 근대화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안에서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역사를 통해 배우라. 그리고 그 배움을 실천하라는 어느 성인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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