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만큼 그렇게 많은 기록이 남지 않은 인물 정도전.

고려를 잠재우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일으킨 인물로 근래에들어 많은 집중과 조명을 받은 인물 중 한명이 정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연말 브라운관을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역시 정도전의 후예들과 조선 최고의 왕중 한명으로 추앙받는 세종과의 대결을 그리면서 "재상중심제"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또 정도전을 모르던 사람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뿌리깊은 나무가 보여준 정도전의 이상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라 현실적인 부분과 정사의 기록된 내용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정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보다 학술적이고 정사에 기반을 두고 공부해보거나 알아보고 싶다면 1999년에 출간된 "정도전" [왕조의 설계자 정도전, 한영우 교수, 지식산업사]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여기서 각설하고, 이 소설은 정도전의 죽음과 대역죄를 저지를 역적 정도전이 복권되지 않은체 자식들이 어떻게 금고에서 해제되고 직첩을 돌려받고 형조판서라는 벼슬에까지 올랐으며, 그 손자를 비롯해 많은 후손들이 대대로 높은 벼슬에 오를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점에서 출발하였다.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정도전의 장남 정진 하지만 녹녹치 않은 현실과 이미 조선의 왕으로 실권을 거머쥐고 처가 식구들은 물론 형제들까지 죽여가며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이방원에게 반기를 들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오랜 귀양생활을 눈물로 지새운다. 그러던 어느날 뜻하지 않게 금고에서 해제되어 아버지가 그리고 사랑했던 곳으로 돌아가 조용하게 여생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태종(이방원)이 정진과 그의 아들을 행궁까지 차리고 나와서 부른다. 그리고 태종은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정도전 죽음의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흥미로운 소재에 어느정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한 유추를 통하여 이야기를 전개하였으나 그 결말의 밑밑함과 긴장감 없는 전개는 읽는 속도를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소설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극적이거나 흥분을 일으키는 극적내용들로 채워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읽어나가는 재미를 충족시켜주어야 하는데 지나친 독백과 서사 그리고 주인공의 자조썩인 한탄만 읽고자 책을 집어든 것이 아니니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 것 같다.

정도전, 조선, 이방원, 태조, 복수